제2호 태풍 ‘마와르’가 일본 남쪽 해상을 따라가는 예상 경로를 더 선명하게 그렸다. 한반도 상륙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한때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했던 마와르는 점차 중형 태풍으로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30일 오후 4시 태풍 통보문에서 “마와르가 오후 3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남동쪽 약 5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로 북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와르는 이동 속도를 줄이면서 지금까지 북서진한 진행 방향을 북동진으로 틀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C자형’으로 급커브하면서 일본 오키나와를 향해 다가가고 있다.
마와르는 현재 중심기압 955hPa(헥토파스칼)의 강한 태풍으로, 초속 40m(시속 144㎞)의 강풍을 몰아치고 있다. 한때 중심기압 905hPa의 초강력 태풍이던 마와르의 위력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나무를 쓰러뜨리고 건물의 유리창을 깨뜨릴 만큼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마와르는 지난 24일 괌을 지나갈 때 나무를 뿌리째 뽑거나 야자수를 옆으로 휠 정도의 바람을 일으켰다. 강우에 따른 침수를 피해 저지대 주민이 대피했고, 항공편은 무더기로 결항됐다. 괌에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 3200여명은 지난 29일부터 속속 귀국하고 있다.
마와르는 지난 20일 괌 동남쪽 해상에서 발생해 북서진하던 중 대만 남동쪽, 필리핀 북동쪽 해상에서 북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마와르의 예상 경로에서 한반도는 벗어났다.
마와르가 오키나와 남서쪽 약 140㎞ 부근 해상에 도달할 오는 2일 오후 3시 중형 태풍으로 약화되고, 동북동진을 계속해 오는 4일 오후 3시 일본 가고시마 동남동쪽 약 520㎞ 부근 해상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제주도는 주말인 오는 6월 3~4일 마와르의 비구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생겼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발표한 제주도의 중기 예보에서 “6월 2일에 흐리고 비가 올 것”이라며 “6월 3~4일에는 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상청은 제주도의 강수 확률을 6월 2일 오전 80%, 같은 날 오후 60%, 6월 3~4일 20%로 각각 전망했다. 기상청은 “6월 2일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의 변화에 따라 강수 시점이 변경될 수 있어 앞으로 발표되는 최신 예보를 참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