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30일 경찰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의혹을 받는 MBC 기자를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누군가를 해코지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유포하고 악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그냥 넘어가면 다른 국민들께 이런 일이 있어도 당연한 일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장관은 “제가 15년 전쯤 주택을 매매했는데 어떤 편향된 인터넷 유튜버가 저한테 주택을 산 분을 찾아가 괴롭혀 제가 굉장히 항의를 받았던 적이 있었다”며 “저도 모르는 이 분의 인적사항을 어떻게 알았을까 굉장히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한 장관은 “저만 피해를 받는 문제가 아니라 그분이 피해를 받을 이유는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한 장관은 “불법적인 정보를 유포하고 악용하면 안 된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할 것”이라며 “그게 언론계의 상례라든가 일반적인 일은 아니잖으냐”고 강조했다.
야당에서 ‘보복성 압수수색’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수사 주체가 아니고 피해자”라며 “채널A 사건 압수수색 당시 민주당은 굉장히 지금과 다른 반응을 했던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날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한 장관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해 30일 MBC 기자 임모(42)씨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쯤 임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주거지와 차량도 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특위는 성명을 통해 “경찰의 MBC 기자 압수수색은 명백한 언론 탄압”이라며 “정권을 불편하게 한 보도에 대한 보복 수사”라고 비판했다. MBC 노조도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정권의 MBC 탄압 시작으로 판단해 결연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씨는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미국)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아 보도한 기자이기도 하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