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발산마을이 ‘체육마을’로 환골탈태한다. 행정안전부의 생활권 단위 로컬브랜딩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광주 서구는 “행안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다음 달부터 체육마을 조성사업에 착수한다”고 30일 밝혔다. 올해 첫 시행되는 해당 사업은 지역 고유자원과 특색을 살려 생활권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이다. 특별교부세 3억원 지원을 시작으로 연차적으로 진행 경과에 따라 최소 30억원의 사업비를 배정받는다.
서구는 일명 ‘달동네’ 중 한 곳이자 대표적 슬럼가로 꼽히던 발산마을 언덕과 골목길 곳곳에 시민과 관광객이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건강 관련 로컬창업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주민이 살고 싶고 관광객이 찾고 싶은’ 지역 생활권을 만든다는 것이다.
목축업 특화로 주민소득을 높인 임실 치즈마을, 폐철길을 활용해 문화명소로 떠오른 서울 경의선 숲길 ‘연트럴파크’, 공주 원도심을 관광자원화한 제민천 거리, 이국적 풍경의 서핑 전용해변을 갖춘 양양 서피비치가 성공 사례다.
행안부는 서구의 안정적 사업 진행을 위한 전문가 자문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제봉산 자락 좁은 골목길이 이어진 발산마을은 방식산업이 호황이던 1960~1970년대 전국에서 모여든 여공들이 살던 곳이다. 광주천 건너편 임동 방직공장과 가까워 출퇴근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이후 방직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마을을 떠나는 여공이 늘었고 1990년대부터는 도심 공동화 현상이 겹치면서 빈집이 곳곳에 방치된 흉물스러운 동네로 인식됐다.
하지만 고지대에 좁은 골목이 이어진 발산마을은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마을미술프로젝트에 따라 2015년부터 대규모 민관협력 도시재생이 추진된 것을 계기로 ‘청춘발산마을’로 재탄생했다.
그동안 경사로를 줄이고 CCTV와 도시가스관 설치, 하수도 정비 등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 잇따랐고 지난 11일에는 방직공장과 마을을 잇던 일명 ‘뽕뽕다리’가 현대식 교량으로 재가설됐다.
서구 관계자는 “관광객뿐 아니라 지역민, 기업인이 선호하는 지속가능한 주거·창업·체육 공간이 되도록 발산마을을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