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서 내고 왔어요”라더니… 여경, 뒤늦은 해명

입력 2023-05-29 04:40 수정 2023-05-29 13:05
경찰관 상징 캐릭터인 포돌이·포순이. 여경을 상징하는 캐릭터인 '포순이'는 지난 2020년 탄생 21년 만에 치마 대신 바지를 입고 속눈썹을 없앴다. 경찰청 제공

라디오 프로그램 방청에 참여한 현직 경찰관이 “병가를 내고 왔다”고 말해 논란이 벌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경찰청은 자체 감사를 벌인 뒤 “연차 휴가를 냈지만 재미를 위해 병가라고 과장했다”고 해명했다.

지난 26일 SBS 라디오 프로그램 ‘두시탈출 컬투쇼’에는 경찰공무원 A씨가 출연했다. 전날 녹음된 방송분이었다.

진행자는 “이분이 오늘 회사에서 체력 검정 날인데 진단서를 내고 컬투쇼에 오셨다”고 소개했다. 체력 검정일에 병가 휴가를 내고 라디오 방청에 왔다는 설명이었다. “회사는 (당신이) 어디 있는 줄 아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A씨는 “아파서 집에서 쉬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방송이 나간 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중심으로 A씨의 처신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프다고 거짓말하고 라디오 방청을 간 게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여경인 A씨가 병가를 내고 체력 검정을 회피했다는 지점을 두고 젠더 갈등으로도 비화됐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청도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A씨는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현직 경찰관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28일 “자체 감사 결과 A씨가 연차휴가를 내고 방청에 갔으나 재미를 위해 병가라고 과장해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병가를 냈다는 것은 A씨의 거짓말이었다는 것이다. 다만 경찰은 A씨의 이 같은 거짓말이 논란이 됐기 때문에 향후 징계 여부를 검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한때 A씨가 제작진과 협의 하에 이같이 과장된 설명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제작진은 “제작진은 방청객께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일절 없다”며 “제작진이 재미를 위해 방송 내용 조작을 제안했다는 기사 내용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