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부동산 거래가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동안 가파르던 하락 폭이 축소되고 거래건수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광주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 전 0.11%보다 0.04%포인트 줄어든 0.07% 하락에 그쳤다. 자치구별로는 서구(-0.10%), 남구(-0.10%), 북구(-0.09%), 동구(-0.05%), 광산구(-0.02%) 순이다.
전방위적 내림세로 한동안 얼어붙은 아파트 매매가격에 아직 반전은 없지만 하락폭 축소 동향은 뚜렷하다. 지난해 7월 이후 하락하기 시작한 광주 아파트 가격은 46주째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봄철 이사 수요가 늘면서 거래량은 제법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보면 지난달 광주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1198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1925건으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같은 해 12월 503건으로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줄었지만, 올 들어 상승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광주지역 월별 아파트 거래건수는 올 들어 1월 668건, 2월 1071건, 3월 1189건 등으로 증가했다.
전세가격 하락폭 역시 지난주 0.11%에 비해 0.03%포인트 줄어든 0.08%에 머물렀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선호도가 높은 신축 아파트 중심으로 원만한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줄고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경기침체로 움츠러든 광주지역 부동산 관련 지표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2023 5월 아파트 입주전망 지수’ 자료를 보면 지난달 76.4였던 광주지역 아파트 입주전망 지수가 5월 83.3으로 6.9포인트 올랐다.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주택사업경기 전망지수가 이달 100.0으로 지난달 80.0에 비해 20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광주권 주택사업자가 아파트 등의 분양시장을 밝게 전망한다는 의미다.
실제 26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상무지구 모 아파트의 경우 전국 최고 수준인 평당 3000만원대의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첫날부터 예비청약 인파가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본격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섣부르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고금리에 따른 주택 매수심리 위축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최근 기준금리 동결 추세와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 대출규제 완화, 특례보금자리론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히지만 한동안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끌어올리기에는 동력이 부족하다는 해석이다.
실제 광주지역 상당수 건설업체들은 아파트 분양시기를 늦추는 등 관망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광주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선호도가 높은 특정 대단지 신규 물량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면서 아파트값이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되지만 대출 연체율도 증가하는 등 복병도 많은 만큼 아파트 시장이 확실히 살아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