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 직전 문이 열린 채 비행한 아시아나항공 사고 여객기에 전국소년체전에 참가하는 제주지역 초·중학생등 선수단 60여명이 탔던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9분 제주에서 대구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에는 제주 학생대표 48명과 지도자 16명 등 64명이 탑승했다.
해당 항공기는 비상구 좌석에 앉은 승객이 비상구 레버를 건드려 착륙 직전 비상문이 열린 채 대구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승객들은 운항 중 문이 열리자 공포에 놀라 소리를 지르고 일부 승객은 기절하는 등 큰 소동이 빚어졌다.
해당 여객기에는 27일부터 울산에서 열리는 소년체전에 참석하기 위해 울산으로 향하던 제주지역 선수단 64명이 타고 있었다.
이 중 개방된 문과 멀리 떨어져 앉은 유도선수단 20명은 큰 이상없이 대구공항 도착 후 울산으로 향했다.
하지만 육상선수단 44명 중 9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비상구 근처에 앉았던 학생 8명과 지도자로 어지럼증과 구토, 두통, 손발저림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그외 특별한 외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여객기에 탑승한 제주도유도회 관계자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착륙하겠다는 안내방송이 나가고 2~3분뒤 항공기 내 공기가 확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더니 종이가 날아다니고 비명소리가 들리면서 기내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착륙전까지 사고 관련 기내 방송은 없었고, 착륙 후 비상구 쪽을 보니 남자 한 명을 승무원과 탑승객 등 여러 명이 붙잡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함께 탑승한 제주도육상연맹 관계자는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아이들이 많이 놀랐다”며 “현재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고, 경기 참석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도교육청도 학생들의 상태를 파악 중이다.
도교육청 안전관리과 관계자는 “탑승자 신원과 병원 이송 학생 명단을 넘겨받았다”며 “현재 병원으로 간 학생은 초등학생 3명과 중학생 5명인데 아이들의 호전 상태를 지켜보며 도교육청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