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이상 내부공격 없어야…타인 억압은 민주당 해치는 길”

입력 2023-05-25 19:5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당 지도부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의 비명(비이재명)계를 향한 공격을 놓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계파 간 갈등이 또 빚어졌다.

이 대표는 25일 의원총회 이후 페이스북에 “오늘 의원총회에서도 타인을 억압하는 행위는 민주당을 해치는 일이며, 적대적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더이상의 부당한 내부공격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강성 지지층의 공격행위 중단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지만, 진영 간 적대심은 더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후 브리핑에서 “자신과 다른 의견을 억압하는 행위는 민주당을 해치는 행위라는 점을 다 같이 인식하고, 도를 넘는 적대와 공격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데 많은 분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는 최근 공격성향이 더욱 강해진 ‘개딸’들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비명계 좌장인 홍영표 의원은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을 비판한 당 청년 정치인들에게 강성 당원들의 공격이 집중되는 것에 당이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하자’는 내용의 결의안 채택을 제안했고, 자유발언에 나선 의원 상당수가 민주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특히 지난 12일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60억원 코인 논란’과 관련한 전수조사와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한 이동학·박성민 전 최고위원 등 민주당 청년 정치인 8명에 대한 공격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비명계 중진인 전해철 의원은 강성 지지층의 집중 공격을 받은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이 자신을 찾아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당이 이런 식으로 언로를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비명계 한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계인 김용민 의원이 의총에서 “김남국 의원도 청년인데, 왜 보호해주지 않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남국 의원을 보호하자는 의미가 아니었다”며 “김 의원도 본인이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고, 그 어떤 청년 정치인도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비명계 의원들이 요구한 결의문 채택도 불발돼 강성 지지층의 공격 행위를 둘러싼 당 내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별도의 입장문이나 결의문보다는 공감대나 논의가 있었다는 점을 알려드리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원총회에서는 최근 ‘전당대회 돈봉투’ 논란으로 인해 촉발된 민주당 대의원제 개편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친명계를 중심으로 대의원제 폐지 요구가 이어진 반면, 비명계는 지역 간 불균형 해소 등을 이유로 결사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 원내대변인은 “결론 난 것은 아니고, 앞으로 대의원제 폐지를 포함한 다양한 혁신방안에 대해 토론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