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마친 오염수 시찰단…“IAEA와 별개로 우리 중점사항 확인”

입력 2023-05-25 16:24 수정 2023-05-25 21:07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24일 오후 후쿠시마 제1원전 현장 시찰을 마치고 후쿠시마현 후타바군 도쿄전력 폐로자료관에 돌아와 취재진에 점검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시찰단은 23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후쿠시마 제1원전 현장 점검을 종료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일본에 파견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은 25일 도쿄 외무성에서 경제산업성과 도쿄전력,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와 기술회의를 열고 이틀 동안 진행한 현장 시찰 결과에 대한 논의 및 질의응답을 했다. 시찰단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과 별개로 최인접국으로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을 직접 들여다봤다는 데 의미를 뒀다.

유국희 시찰단장은 이날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현장 시찰을 하면서 추가로 확인할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자료를 요청한 게 굉장히 많은데 그 부분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논의를 거친다”면서 “특히 도쿄전력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심사하는 NRA가 참석하기 때문에 궁금한 부분들에 관한 질의 답변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단장은 ‘나름의 성과를 거뒀는가’라는 질문에 “현장을 본 직후여서 추가로 요청한 자료 등까지 어느 정도 파악이 돼야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IAEA의 검증을 당연히 참고한다”면서도 “우리는 최인접국이기 때문에 IAEA의 검증과 별개로 우리 입장에서 중점적으로 확인할 사항이 있고 그걸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찰단 활동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 기술자들이 직접 현장을 들여다본 것은 나름의 성과지만, 오염수 관련 시설들을 확인하는 정도라는 한계도 보였다고 진단했다. 백원필 한국원자력학회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 측으로부터 가공된 자료를 받아 본 것과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로데이터(원자료)를 비교하며 의심스러운 부분을 확인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백 회장은 또 “바다에 오염수가 배출됐을 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나라에서는 안 보이더라도 배출구 근처에선 곧바로 보였을 것”이라며 “이곳의 방사능을 측정해 일본의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접근이 어려웠던 시설에 전문가가 대규모로 가서 시설 상태와 위험 요소 등을 체크한 것만으로 의의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반면 임은정 공주대 국제학부 교수는 “일본 측이 허락한 것 외에 더 볼 수 있었겠느냐”면서 “그간 이론적으로 알던 것을 우리 기술자들이 실제 가서 설비들을 보고 설명을 들으면서 확인했다는 것 정도에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일본 측은 오염수 정화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시찰을 허용하면서도 우리가 원하는 수준으로는 공개하지 않았다. 시찰단은 26일 귀국해 일본 측으로부터 받은 자료들을 확인·분석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시찰단 무용론을 거듭 제기했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여당 의원들부터 국민들 앞에서 시음 행사를 해라. 시찰단도, 대통령 내외도 먹어보라. 그러면 저도 마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찰단은) 죄다 정부 산하기관의 준공무원들로, 정부가 원하는 결론에 상응하는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선 박준상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