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키로 했다. 지난 2월과 4월에 이은 세 차례 연속 동결 결정이다. 최근 물가상승률이 둔화한 데다 깊어진 경기침체 위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연 뒤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6%에서 1.4%로 0.2% 포인트 내려 잡았다.
금리 동결 배경에는 지난 2월 4.8%, 3월 4.2%, 4월 3.7%로 둔화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있다. 한은은 또 장기 둔화 국면으로 접어든 경기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수출 부진이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을 선택하기는 부담스럽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누적된 가계 부채 문제와 금융 불안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공공요금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질 수 있는 데다 미국(5.00∼5.25%)과의 기준금리 차로 인한 환율 불안과 국내 자본 유출 우려 등을 고려할 때 곧바로 통화 정책 기조를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미 기준금리 차는 1.75% 포인트로 역대 최대 역전폭을 기록 중이다.
이날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려 잡은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이나 수출실적 개선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