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샌티스 “위대한 미국 회복위해 출마”…방송사고로 불안한 출발

입력 2023-05-25 08:26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24일(현지시간)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후보자등록을 마쳤다. 그는 “위대한 미국의 회복(Great America Comeback)을 이끌기 위해 출마한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트위터 라디오 방송 대담으로 자신의 출마 포부를 밝히려 했던 계획은 기술적 문제로 지연됐고, 접속이 자주 끊기는 등 방해를 받았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동부시간 오후 6시로 예정된 생방송 대담 직전 자신의 트위터에 출마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영상에서 “우리의 국경 상태는 재앙(disaster)이고, 범죄가 만연한 도시의 연방 정부는 가족 생계를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대통령은 허둥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리는 우리의 기반이 돼야 하며, 상식이 더 이상 흔치 않은 미덕이 되어선 안 된다”며 “플로리다에서 우리는 두려움보다는 사실을, 세뇌보다는 교육을, 폭동과 무질서보다는 법과 질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우리는 미국을 다시 살릴 수 있고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우리는 이끌 용기와 승리할 힘이 필요하다. 위대한 미국의 재기를 이끌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강조했다.

위대한 미국의 회복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와 대비된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대선 출마 선언에 앞서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며 후보자 등록도 마쳤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출발은 그러나 불안했다. 애초 이날 디샌티스는 머스크와 진행하기로 했던 방송이 접속자 수 폭증으로 지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보수적 대의를 옹호하고 수년 동안 미국 좌파를 맹렬히 공격해 온 호전적인 플로리다 주지사가 결함 가득한 트위터 방송으로 불길한 시작을 알리며 선거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의 30분간 혼란에 빠진 방송은 디샌티스 주지사 절정의 순간을 심각하게 손상했다”고 언급했다. 동시접속자 수는 최대 50만~60만 명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번 방송 결함을 지적하며 그를 ‘론 디재스터’라고 놀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디샌티스 주지사의 대선 출마 선언에 맞춰 그를 저격한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렸다. 영상에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과거 자신을 도와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고, 그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장면이 담겼다. 또 “자신의 경력을 위해 구애했던 남자를 공격한다”고 비판했다.

CNN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5월 17~20일 성인 1227명 대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3% 지지를 받아 디샌티스 주지사(26%)를 두 배 이상 앞섰다. 이는 지난 3월 조사(각 40%, 36%) 때보다 격차가 다 벌어진 수치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주지사는 각 6%의 지지를 얻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강한 지지를 보였지만, 디샌티스 주지사에 대한 지지 가능성도 열어뒀다.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이 트럼프 전 대통령(84%)이나 디샌티스 주지사(85%) 지지하고 있거나 지지를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 해당 후보자를 지지하지 않지만, 향후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 디샌티스 주지사가 60%로 나타났다. 더힐은 “디샌티스 주지사는 잠재적 지지자 수가 훨씬 더 많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