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결정을 적극 독려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세계적 첨단 반도체 공정장비 제조기업 에이에스엠(ASM)으로부터 1350억원 규모의 해외투자를 이끌어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00조원 투자유치는 현재진행형”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지사는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 ‘100조원 투자유치는 현재진행형’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열 손가락에 꼽히는 세계적 반도체 장비 기업 ‘ASM’이 화성 동탄에서 1350억원 규모의 연구·제조 시설 첫 삽을 떴다”며 “지난가을, 2회에 걸쳐 폴 베르하르겐 본사 재무총괄이사(CFO), 김용길 ASM 코리아 회장 등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경기도의 성장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시설이 완공되는 2025년엔 수백 개의 첨단 신산업 일자리가 창출되고, 화성에선 반도체 연구·개발부터 제조·생산까지 동시에 진행할 수 있게 된다”며 “ASM은 ‘혁신’이 글로벌 경쟁력임을 표방하는 네덜란드 기업으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발한 반도체 증착장비 기술을 상용화했고 그 기술로 도내 기업들과 협업해 경기도 반도체 부품 국산화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둘러싼 국제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반도체 핵심 장비와 부품의 안정적 공급을 확보할 수 있게 돼 무척 뜻깊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지사는 이날 화성시 동탄로에 위치한 ASM 코리아 기공식에서 “ASM을 비롯해 기존 반도체 생산 단지, 인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과 팹리스 기업들이 연계되면 경기도는 명실상부한 세계적 반도체 메카로 완성될 것”이라며 “경기도가 도울 일이 있으면 모든 힘을 기울여서 돕겠다”고 말했다.
이에 벤자민 로 ASM 대표(CEO)는 “한국에서의 활동은 ASM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 화성의 시설은 한국의 주요 고객은 물론 플라즈마 원자층 증착장비(PEALD) 사업을 위한 글로벌 센터 역할을 한다”며 “한국 연구 개발팀이 개발한 기술은 전세계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이라고 화답했다.
ASM의 경기도 투자는 전 세계에 진출한 ASM 시설 가운데 유일하게 연구개발 기능과 제조시설이 결합한 시설이다. ASM 코리아의 반도체 증착장비는 국내 기업이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ASM이 상용화한 기술이다. 경기도는 ASM 코리아가 소재와 부품의 70%를 경기도 내 중소기업과 협업해 생산할 예정이어서 도내 기업과의 상생 협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해 10월 폴 베르하겐 ASM CFO를 만난 데 이어 같은해 11월에는 ‘미래성장 혁신기업 대상 투자유치 라운드테이블 미팅’을 열고 ASM 코리아 김용길 회장을 초청했다. 김 지사는 한국 투자의사를 보인 베르하겐 CFO와 김 회장에게 경기도 투자를 적극 권유했는데 이번에 기공식으로 이어진 것이다.
ASM은 네덜란드 알메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반도체 장비 10위 기업 ASMI의 새로운 이름이다. 전세계 14개국에 3300명의 종업원과 반도체 장비 분야 특허 1200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2015년 경기도와 투자협약을 체결한 후, 2019년 1월 동탄 첨단산업단지 내에 870억원을 들여 반도체 증착장비 연구·제조시설에 투자해 440명을 고용한 바 있다. ASM 코리아는 기존 시설 바로 옆 7400㎡(2,200평) 규모 부지에 반도체 증착장비 연구·제조시설을 설립하고 20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