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경찰 테이저건 맞은 ‘95세 치매 할머니’ 끝내 숨져

입력 2023-05-25 07:57 수정 2023-05-25 09:53
호주의 클레어 나우랜드 할머니가 80세 생일을 맞아 스카이다이빙한 뒤에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95세인 나우랜드 할머니는 지난 17일 경찰이 쏜 테이저건에 맞고 쓰러졌다가 24일(현지시간) 끝내 사망했다. 연합뉴스

호주에서 경찰에게 테이저건을 맞고 쓰러졌던 95세 할머니가 끝내 숨졌다. 치매를 앓고 있던 고령의 할머니에게 테이저건을 쏜 게 과잉 진압이라는 논란이 제기됐는데 할머니는 이 일로 목숨을 잃게 됐다.

24일(현지시간) 호주 ABC방송 등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은 성명을 통해 “오늘 밤 95세의 클레어 나우랜드가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 앞에서 평화롭게 사망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7일 NSW주 스노위 마운틴 지역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나우랜드 할머니가 칼을 들고 돌아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할머니는 이날 경찰이 쏜 테이저건에 맞아 쓰러지면서 두개골이 골절돼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

당시 출동했던 경찰은 할머니가 칼을 들고 있었고, 칼을 버리라는 요구에 불응했다고 설명했다. 또 칼을 든 채 경찰에게 다가와 테이저건 2발을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목격자들에 따르면 할머니가 들고 있던 칼은 스테이크용 나이프였다. 또 할머니는 보행 보조기에 의존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고 한다.

결국 95세 고령의 치매 할머니에게 테이저건을 쏜 것은 과잉 진압이라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해당 경찰은 정직 처분을 받았다. 또 폭행 혐의로도 기소됐다.

한편 나우랜드 할머니는 2008년 80세 생일 기념을 위해 스카이다이빙을 해 호주 언론에 소개되는 등 화제가 됐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