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쉴드 민주당에 오만정 뚝” 조기숙의 쓴소리

입력 2023-05-25 07:14 수정 2023-05-25 09:50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한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조 교수의 현재 페이스북 프로필 이미지다. 조기숙 교수 페이스북 캡처

과거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기숙(64)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24일 출간한 책 ‘어떻게 민주당은 무너지는가’(테라코타) 등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쇄신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저서 표지 이미지를 게재하면서 “민주당은 지금 위기다. 위기는 기회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위기를 쇄신의 기회로 삼을지, 아니면 도태돼 공룡처럼 자취를 감출지 기로에 섰다”고 적었다.

앞서 그는 지난 16일 올린 글에서도 “마지막 애정까지 짜내서 (책에) 민주당 쇄신의 길을 담았습니다만, 한 번 둑이 뚫린 민주당은 계속 무너질 일만 남은 것 같다”면서 “중요한 상임위를 하면서도 코인 거래를 한 김남국을 쉴드 치는 일부 민주당 의원에게 오만정이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직의 무게를 우습게 아는 사람들이 국민 세금 받는 공당을 대표하고 있다니”라며 “전 세계 민주국가들이 비웃을 일을 버젓이 하면서도 부끄러움도 모르는 국회의원들이라니 (개탄스럽다)”고 질타했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조기숙 교수 페이스북 캡처

그러면서 “무너지는 정당은 빨리 무너져서 새 살이 돋게 하는 게 낫다”며 “지금 긍정 프레임으로 민주당을 쉴드 칠 때가 아니라고 본다.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민주당 의원들이 염치와 상식을 되찾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책 에필로그에서 “내가 이 책을 쓸 용기를 냈던 건 노무현이 사랑했던 민주당을 이대로 무너지게 둘 수는 없다는 마지막 간절함, 어쨌든 나는 내 역할을 해야 죽어서 노 전 대통령을 만나도 덜 부끄러울 것이라는 책임감의 발로였다”고 적었다.

이어 “가장 중요하게는 노무현을 지지했지만, 나처럼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못하고 섬에 남아 가치관의 혼란을 경험하는 수많은 시민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당신이 옳다’는 말이라도 해 주고 싶었다”며 “그들이 2024년 총선에는 목소리를 내고 광장으로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컸다”고 했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저서 '어떻게 민주당은 무너지는가' 표지. 조기숙 교수 페이스북 캡처

책 내용 중에서도 조 교수는 “민주당이 무너지는 중”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민주당은 외부 요인에 의해 무너진 게 아니라 스스로 제 발에 걸려 넘어졌다”면서 가장 큰 요인을 ‘조국 사태’라고 짚었다.

조 교수는 “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패배에 직접적 책임은 없지만, 세 가지 정무적 결정이 민주당을 무너뜨리는 데 기여함으로써 간접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며 “그중 가장 중요한 정무적 결정은 조국 임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국이 자진 사퇴를 하지 않고 버팀으로써 멸문지화를 당한 것, 조 전 장관이 청문회에서 딸의 인턴증명서에 관련된 위증을 하는 걸 국민이 지켜봤는데 끝까지 임명을 강행한 것, 민주당 지도부가 서초동 집회의 조국 지킴이에 휘둘리며 그들과 선을 긋지 못한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조 교수는 “우리 편은 정의롭고 상대는 악이라는 흑백논리적 세계관하에서 정책의 결과보다 의도를 더 중시하는 ‘운동권 마인드’가 20~30대 진보적 청년들을 민주당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면서 친야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 살리기’의 해법으로는 청년 주도의 신당 창당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현 정치인 중 가장 혁신적인 정치를 보여준 사람도, 미래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 사람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이라고 본다. 이 두 사람이야말로 상대를 존중하며 책임지는 정치를 보여줄 최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