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간질 놀아나지 말자, ‘수박’도 하지 말자”

입력 2023-05-25 06:43 수정 2023-05-25 09:4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유튜브 실시간 방송으로 당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외부 이간질에 놀아나지 말자”고 말했다. “‘수박, 수박’ 하지 말자”고도 언급했다. 최근 강성 당원들과 비명계의 갈등이 커지는 상황을 우려해 양쪽을 향해 서로 공격을 자제해 달라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24일 오후 유튜브 실시간 방송으로 진행된 당원들과의 대화에서 “허위 사실에 기초해서 (의견을 내는 건) 음해”라며 “이런 것을 해서는 안 된다. 가짜뉴스를 비판하면서 우리끼리 허위 사실에 기초해 비난해서야 되겠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원욱 의원이 공개한 욕설 문자를 언급하며 “조사해 보니 (문자를 보낸 사람이) 당원이 아니다”며 “당원을 가장해 장난했거나 이간질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이 받은 문자 폭탄 내용을 공개하며 “이 정도 내용으로 문자를 보내오시는 분을 자랑스러운 민주당원으로 여길 수 있겠나”라며 “이 대표님, 이걸 보시고도 강성 팬들과 단절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문자 메시지에는 ’민주당도 70%는 쓰레기 의원들이다’ ‘수박놈들이 당선될 바엔 차라리 쓰레기 국힘당놈에게 의원직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대표는 “최근 당내에 문자폭탄, 폭언, 모욕 등이 있었다”며 “우리 당 구성원 사이에 할 말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에 기초해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적 가치다. 이것은 용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표현의 방식이 폭력적·억압적·모욕적이거나,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허위·왜곡이면 공동체를 해친다. 그런 건 철저히 자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이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또 동시에 이 대표는 최근의 문자폭탄이 ‘여권의 이간질’에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소위 ‘삼십육계’ 중에 돈 안 들고 제일 효과적인 전략이 이간질로, 이를 경계해야 한다”며 “불필요하게 내부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박, 수박’ 하지 말자니까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강성 당원들 사이에서 비명계 의원들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강성 당원을 향해서도 비명계를 향한 공격을 멈춰 달라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내고 “우리 당은 진보 진영의 와해를 노리는 이간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이 의원의 문자 공개 당시 테러 문자 발신자를 강성 당원으로 단정한 정황과 근거도 확인해 향후 유사한 이간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 의원에 대한 사실상의 감찰이라며 비명계를 향한 역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