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남자대표팀 최고랭커 임종훈(26·세계랭킹 11위)이 역전승으로 남자단식 16강에 진출했다. 지난 대회 16강까지 올랐던 임종훈은 8강 진출 티켓을 놓고 탁구계의 살아있는 전설 마롱(세계랭킹 3위·중국)과 격돌한다.
임종훈은 25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DICC)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32강에서 루보미르 피체(86위·슬로바키아)를 4대 2(7-11 8-11 11-7 11-6 11-7 11-5)로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2021년 미국 휴스턴 대회에서 남자단식 16강에 올랐던 임종훈은 두 대회 연속 16강에 올랐다.
첫 두 게임을 내주며 고전했지만 네 게임을 연달아 가져오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3게임은 3점을 먼저 내며 달아난 뒤 한 번도 리드를 허용하지 않았고, 4게임도 6-2로 일찌감치 달아난 뒤 경기를 주도하며 게임스코어 2-2를 맞췄다.
자신의 페이스를 찾은 임종훈은 5게임 1-4로 뒤진 상황에서 6연속 득점으로 역전해 격차를 벌렸고 게임을 가져왔다. 마지막 게임도 무리없이 승리하며 경기를 매듭지었다.
임종훈은 경기 후 “정보가 많이 없어서 조금 약하다 생각도 했는데, 두 세트를 내주고 시작할 줄 몰랐다. 역시 세계대회라는 걸 실감할 만큼 잘쳤다”며 “앞선 두 게임은 제가 못쳤다기보다 상대가 워낙 잘쳐서 내주고 시작했는데 감독님과 잘 상의해서 이겨냈다”고 말했다.
8강 상대는 중국의 마롱이다. 마롱은 2016 리우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 탁구 남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며, 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최초의 2연패 역사를 쓴 전설 중의 전설이다.
임종훈은 2019년 부산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16강에서 마롱과 만나 3대 4(5-11 9-11 11-7 5-11 11-8 11-9 12-14)로 아쉽게 졌다. 비록 패배했지만 세계 정상 선수를 상대로 7게임 듀스까지 끌고가며 명경기를 연출했다.
임종훈은 “세계선수권대회라 중국 선수들이 잘 준비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빈틈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중국 선수들이랑 할 때 위축해서 진 적은 없다. 위축돼서 질 바엔 탁구를 그만 친다는 마인드이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힘을 다 짜내서 경기 치르려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지난번에 중국 판젠동(세계랭킹 1위)과도 대등한 경기를 하다 아쉽게 졌다(2023 WTT 챔피언스 3대 4)”며 “내일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당연히 승리하고 싶고, 세계대회에서 이긴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더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경기에서 남자 대표팀 장우진(28·세계랭킹 13위)도 나이지리아의 타이워 마티를 4대 0(11-3 11-7 11-7 11-5)로 완파하고 남자단식 16강에 진출했다.
더반=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