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대표팀 ‘맏언니’ 서효원이 2연속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8강에 도전한다.
서효원(36·세계랭킹 108위)이 24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DICC)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식 32강에서 아디나 디아코누(59위·루마니아)를 4대 2(11-9 11-3 11-6 10-12 11-13 11-6)로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앞선 두 경기를 가볍게 승리한 서효원은 이날도 초반 세 게임을 쉽게 잡아내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첫 게임은 1~2점 차로 근소하게 앞섰지만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고 가져왔고, 2~3게임은 큰 점수 차로 승리했다.
4~5게임은 다소 고전했다. 6-9까지 벌어진 격차를 좁히며 9-9가 됐지만 듀스 끝에 게임을 내줬다. 5게임은 8-8부터 11-11까지 네 차례 동점 상황이 연출됐는데, 서효원의 공격이 네트에 걸리고, 수비한 공이 높이 뜨면서 아웃돼 게임스코어 3-2가 됐다.
자칫 기세를 내줄 뻔했지만, 서효원이 6게임 초반 7-1로 앞서갔다. 상대의 강한 공격에 수비한 공이 높이 뜨는 등 7-5까지 추격을 당했다. 하지만 서효원이 수비 후 좀 더 빠른 박자의 공격으로 상대 실수를 유도해 달아났고,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서효원은 경기 후 “처음 붙은 선수여서 자신 있게 들어갔는데 초반 세 게임은 수월하게 갔다”며 “상대가 작전을 바꿔서 어렵게 갔지만, 마지막에 제가 잘하는 공격을 하면서 승리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4~5게임 고전 상황에 대해서는 “1~3게임은 상대가 저를 잘 몰라서 구질이나 공격했을 때의 길에 적응을 못 했는데, 적응을 하면서 (4~5게임) 지구전으로 갔다”며 “거기서 제가 급해져 점수를 뺏겼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게임 때는 제가 공격을 만들어서 좀 더 자신 있게 빠른 박자로 (플레이) 했더니 상대가 흔들리고 미스가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미국 휴스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단식 8강에 오르며 자신의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을 거둔 서효원은 이번 대회에서도 8강을 목표로 잡았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강호 일본을 넘어야 한다. 하야타 히나(10위)-나가사키 미유(29위) 경기의 승자가 상대다. 서효원은 “쉽지 않겠지만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제가 가진 기술을 다 발휘해서 최대한 이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대 한국 여자탁구 에이스로 활약하다 어느덧 노장 반열에 오른 서효원은 이제 매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이번 대회에 임하고 있다. 그는 “나이도 있고 부상도 있어서 여러 가지 면에서 항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뛰고 있다. 16강에 오른 것만 해도 저를 칭찬해주고 싶다”면서도 “16강에서 중국 선수들보다는 일본 선수들이 저한테는 괜찮다고 생각해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더반=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