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 “맨시티 안 떠난다”…재정준칙 위반 혐의엔 빠른 판결 촉구

입력 2023-05-24 16:51 수정 2023-05-26 17:04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22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맨시티와 첼시 FC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 후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를 이끄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최근 불거진 이적설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당분간 팀을 떠나지 않겠다며 맨시티의 재정 준칙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빠른 판결을 촉구했다.

펩 감독은 브라이튼전을 앞두고 2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레블을 이루면 맨시티를 떠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지금 당장은 떠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트레블 달성 여부와 상관없이 다음 시즌 맨시티를 계속 지휘하고 싶다”며 “승패에 따라 어떤 기분이 들지는 모르겠지만 계약이 남아 있고 구단의 입장을 존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EPL 우승을 확정하고도 펩 감독의 이적설이 불거진 건 맨시티의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위반 혐의 때문이다. 지난 2월 맨시티는 FFP 규칙 위반, 재정 정보 허위 보고 등 100여개의 리그 준칙을 위반한 혐의로 EPL 청문회에 회부됐다. 징계 수위는 단순 벌금에서 승점 삭감, 리그 퇴출까지 광범위하다. 트레블을 앞둔 맨시티라 해도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EPL에서 퇴출될 수 있다. 최근 여러 외신들은 펩 감독이 이러한 위험 부담을 회피하려고 팀을 떠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펩 감독은 제기된 루머에 선을 그으며 남은 회부 절차에 대해서도 빠른 해결을 촉구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가능한 한 빨리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맨시티는 수사의 적법성과 징계 절차 등에 이의를 제기하며 본격적인 법적 투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맨시티는 2008년 아랍에미리트(UAE) 왕가의 만수르 빈 자예드 나얀이 소유한 사모펀드(아부다비 유나이티드 그룹)에 인수된 이래 승승장구했다. 2011-2012시즌을 기점으로 현재까지 7개의 리그 우승컵을 포함해 자그마치 18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적 전문 사이트 트렌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2008-2009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맨시티가 지출한 선수 영입 지출액은 약 23억1000만유로(3조2798억원)에 달한다.

2018년엔 스폰서 수입 부풀리기를 통해 재정 준칙을 우회한 맨시티의 범행 정황이 알려졌고, 2020년부터 두 시즌 동안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박탈되는 중징계를 받았다. 맨시티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해 해당 징계를 뒤집었다.

맨시티는 제기된 혐의를 부인하는 중이다. 맨시티는 “결백을 뒷받침할 반박할 수 없는 증거가 있다”며 “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청문회 판결 절차가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