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신앙의 최고의 권위로 두는, 이른바 ‘찐 신앙인’들은 신앙생활이 신체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업체인 그레이 매터 리서치와 인피니티 컨셉츠가 최근 미국 개신교인 101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결과, 성경 통독·기도·독실한 신앙심이 신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동의+매우 동의)이 77~98%에 달했다. 신앙생활이 영적 또는 심리적 차원의 건강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성경을 읽거나 기도를 하며 성도들과 만나는 신앙생활 전반이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설문 응답자들은 ‘예수를 구주로 믿는다’는 등 4가지 신학적 입장에 모두 동의한 신실한 개신교인들이었다.
김신권 아주대학교 의과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는 2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신앙이란 확고한 신념체계를 제공해 어려움을 맞닥뜨릴 때 버팀목과 위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면역계 질환이나 심혈관 계통 질환 등 스트레스와 관련된 질병을 완화해 일상 또는 투병 상황에서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다만 지나치게 확고한 종교적 신념은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나 의학적 치료 거부로 이어져 치료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신앙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이들 중 신앙생활을 실천하지 않는 이가 많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성경 통독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설문에 ‘매우 동의’한 개신교인 10명 중 4명(39%)만이 ‘하루 한 번 이상 성경을 읽는다’고 응답했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주기로 성경을 읽는다고 답변한 이도 10명 중 7명(74%)에 불과하다. ‘독실한 신앙심이 신체 건강·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항목에 ‘매우 동의’한 개신교인 역시 15%만이 주기적으로 △교회·소그룹 참석 △성경 공부 △기도 등에 모두 참여하며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답했다. 10명 중 2명(22%)은 신앙생활을 전혀 혹은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