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KT 일감 몰아주기’ 수사 속도…하청업체 대표 자녀·임원 소환

입력 2023-05-24 16:44
KT그룹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KT 본사와 KT텔레캅 본사, 관계자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한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사옥 모습. 연합뉴스

KT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특혜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하청업체 임직원을 잇달아 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이날 KT텔레캅의 하청업체인 KDFS 상무 A씨와 황욱정 KDFS 대표의 두 자녀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과거 KT 본사에서 시설관리사업 관련 업무를 맡았던 A씨는 구현모 전 KT대표가 취임한 후 KT텔레캅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KT텔레캅의 시설관리 하청업체인 KDFS의 상무로 재취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씨가 이번 의혹에 연루된 업체 대부분을 거친 데다 구 전 대표, 황 대표와 친분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일감 몰아주기 과정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KDFS에서 근무하는 황 대표 자녀도 불러 이번 사건과의 관련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2일에는 황 대표 자녀들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도 확보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으로 물량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되는 KDFS의 늘어난 수익 중 일부가 다시 구 전 대표 등 KT 전 경영진에게 돌아갔는지도 살피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황 대표가 KDFS 자금 수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KT는 지난 2020년 구 전 대표가 취임한 뒤 시설관리 발주업체를 KT에스테이트에서 KT텔레캅으로 바꿨다. 검찰은 이후 KT텔레캅이 평가 기준 등을 변경해 기존 하청업체 중 매출이 높았던 업체의 물량은 줄이고 KDFS에는 일감을 몰아줬다고 의심한다. 지난 16일 KT본사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관련자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 전 대표 등을 불러 관여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