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에서 통한 태권도 사역, 감리회 선교에 날개 달다

입력 2023-05-24 16:01 수정 2023-05-24 16:29
소한실 선교사(맨 오른쪽)가 지난해 태권도를 정식수업으로 채택한 태국 파타야의 한 시립학교에서 학교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소한실 선교사 제공

태국의 휴양 도시 파타야에 태권도 붐이 일고 있다. 이를 주도한 인물은 다름 아닌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대표회장 이철) 소속 소한실(53) 선교사다. ‘한 손엔 태권도 다른 손엔 복음을’이라는 기치로 이어온 그의 ‘태권도 사역’은 값진 열매를 맺고 있다.

감리회는 24일 서울 종로구 감리회본부에서 한국을 방문한 태국의 포라메트 응암피쳇 파타야 시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파타야가 감리회의 선교를 지원하고 교육 강사들의 교류 등을 원활하게 해주는 데 대한 감사의 표시다. 이를 계기로 향후 감리회의 태국 선교는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불교 국가인 태국에서 감리회에 호의적인 이유는 태권도를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2009년 태국에 파송된 소 선교사는 파타야에 정착했다. 이곳에서 선교 방안을 모색하던 그는 태권도라는 유용한 수단을 발견했다. 태권도는 태국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태권도 공인 6단이기도 한 그는 2011년부터 ‘하나 한국 태권도’라는 간판을 내걸고 태권도 사역에 본격 나섰다.

소한실 선교사(왼쪽)가 본인이 주도한 경기도지사기태권도대회에서 딸 소예린 양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타깃은 파타야 지역 학생과 다국적 학생들이었다. 소 선교사는 태권도와 한국어 등을 가르치면서 틈틈이 복음을 전파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했다. 주변의 도움도 있었다. 파타야의 일부 시립학교들이 도복 등을 지원했다. 다만 평탄한 길만 있었던 건 아니다. 초반에 소 선교사는 언어와 문화적 차이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는 “목회자로서의 사명감과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기반으로 현지인들과 밀착하면서 극복해 나갔다”고 회고했다.

10여년이 훌쩍 지난 지금, 태권도 사역의 열매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파타야 시립 13개 학교에서 태권도가 정식 수업으로 채택됐고, 매년 파타야 시장기 태권도 대회가 열리고 있다. 특히 소 선교사가 이끄는 태권도 팀에서 활동하는 학생들 가운데 30%가 교회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소 선교사는 태권도 선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는 “뭔가 설립하고 확장하는 것이 아닌 태권도라는 수단을 통해 신앙인을 키우고 그들이 또 다른 사람을 세우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