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을 비롯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등 교계 연합 기구를 하나로 통합하자는 논의가 재점화 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은 최근 상임회장 회의를 열고 한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교회연합기관 통합 안건을 다뤘다. 이날 한교총은 산하 기관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위원장 소강석 목사)의 보고서를 채택하면서 통합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통추위는 “한교총과 한기총, 한교연이 각각 임원회를 열고 ‘통합 결의’를 한 뒤 공증을 받기로 했으며 이후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각각 임시총회를 소집해 통합에 대한 대의원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통합 총회를 열고 법인까지 합치는 로드맵을 확정했다”고 보고했다.
이날 이영훈 대표회장은 ‘이단 회원 배제’라는 통합의 전제 조건을 재확인했다. 이 대표회장은 “하나가 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지금까지와 같다”면서 “이단성 문제가 제기되는 교회와 단체, 개인을 배제한 뒤 통합을 위한 절차를 밟는다는 데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한교총은 세 기관 동시 통합이 여의치 않으면 순차적 통합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통합을 위한 세부 절차는 통추위에 위임하고 한교총 회원 교단과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단 회원권 문제’ 외에도 넘어야 할 산은 한두 개가 아니다.
일부에서는 부활주일이던 지난달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졌던 부활절 퍼레이드를 향한 비난도 통합의 장애물 중 하나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당시 광화문에서는 한교총이 주도한 부활절 퍼레이드 행렬을 향해 한교연과 ‘광화문의애국시민들’이 강도 높은 폭언을 했다.
한 교계 관계자는 “한기총의 파행으로 한교연이 생기자마자 결국 한교총까지 생겼는데 자칫 현재의 통합 논의가 또다른 연합기관 출범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면서 “더욱이 올 부활주일에 있었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비난은 이단 문제와 함께 통합에 앞서 풀어야 하는 또 다른 난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