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한 제2호 태풍 ‘마와르’가 괌에 접근하고 있다. 루 레온 게레로 괌 지사는 해안지역과 저지대 주민 15만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괌에 대한 비상선언을 승인했다.
24일 우리 기상청의 오전 10시 태풍 통보문을 보면 마와르는 오전 9시 현재 괌 남동쪽 약 9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3㎞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괌 남동쪽 해상에서 지난 20일 출현한 마와르는 현재 중심기압 930hPa(헥토파스칼)의 매우 강한 태풍이다. 중심부에서 930hPa 이하의 기압이 측정되면 매우 강한 태풍으로 분류된다. 초속 50m(시속 180㎞)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게레로 지사는 이미 마와르의 접근을 앞두고 괌에 대한 비상사태 선언을 요청하는 서한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발송했다. 게레로 지사는 “미국 본토와 괌 사이의 거리를 고려할 때 비상선언으로 자원을 미리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선언을 승인했다.
마와르는 지난 수십년간 괌으로 접근한 태풍 중 가장 강한 태풍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기상청은 마와르를 ‘4등급(Category 4)’으로 지정했고, 괌에 도달할 때 ‘5등급’으로 상향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괌에 상륙한 5등급 태풍은 1962년 ‘카렌’ 이후 없었다. 마와르가 4등급으로 괌에 도달해도 2002년 ‘퐁사나’ 이후 21년 만에 가장 강한 태풍으로 기록된다.
마와르는 이날 밤 9시 괌 서북서쪽 약 50㎞ 부근 해상으로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때부터 사실상 서진에 가까운 경로로 필리핀 동쪽 해상을 향해 이동하게 된다. 괌 서북서쪽 약 400㎞ 부근 해상에 도달할 25일 밤 9시가 되면 초강력 태풍으로 격상될 수 있다.
이때 중심기압은 915hPa까지 내려가고, 풍속은 초속 55m(시속 198㎞)로 상승한다. 지난해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힌남노’가 제주도에 상륙했던 그해 9월 5일 중심기압은 940hPa, 최대풍속은 초속 47m(시속 167㎞)로 측정됐다. 마와르는 이보다 강한 태풍으로 발달하게 된다.
마와르는 27일부터 진행 방향을 서진에서 서북서진으로 살짝 틀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29일 오전 9시 비슷한 위력으로 마닐라 북동쪽 약 760㎞ 부근 해상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우리 기상청은 전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