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후 일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문재인입니다’가 문 전 대통령 임기 중 영화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돼 1억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입니다’는 ‘M PROJECT’라는 프로젝트명으로 2021년 하반기 전주시네마프로젝트 공모사업에 신청했고 같은 해 11월 최종 선정됐다. 해당 공모에는 총 30편의 작품이 접수됐고 3편이 최종 선정됐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문화체육관광부·전라북도·전주시·영화진흥위원회 등이 후원하는 행사로, 2017년 사드(THAAD) 배치 반대 투쟁을 담은 ‘파란나비효과’, 2019년 MB정부의 4대강 사업을 비판한 영화 ‘삽질’, 2022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재임 시절을 다룬 ‘그대가 조국’ 등의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상영해 왔다.
당시 조직위는 ‘문재인입니다’ 선정 사유로 “정치적 색깔이 반복되는 작품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전주국제영화제의 색깔”이라며 “정치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로 장편 영화가 흥미로울 수 있을지 우려가 있지만 사전 기획이 탄탄하고 준비 시간이 많아 작품의 완성도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선정 심사는 심사위원 전체가 참여하는 토론 심사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이후 최종 선정했다. 다만 별도의 선정 기준이나 평가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선정위원회의 내부 심사위원은 6명이다. 이 중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2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영화인 253명 지지 선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특히 ‘문재인입니다’ 제작진이 제출한 제작기획서에 따르면 제작 일정은 사전조사 및 협의 2021년 10~11월, 촬영 2021년 12월~2022년 5월, 편집 2022년 5~9월, 개봉은 2022년 9월 이후다. 문 전 대통령의 임기 중 제작하는 것으로 계획된 것이다.
또 기획서에는 연출자인 이창재 감독의 ‘감독 특·장점’에 대해 “18년간 중앙대 교수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타 연출자가 청와대에서 촬영할 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등의 잡음을 미연에 방지”, “2013년 문재인 당대표 시절 이 감독의 영화를 관람하고 트위터에 글을 넘긴 인연”, “부마항쟁 40주년 기념식 총감독으로 행사에 참석한 대통령님과 인사한 인연” 등을 나열했다. 이 감독은 2017년 영화 ‘노무현입니다’를 연출했다.
제작진은 기획 의도로는 “고 노무현 대통령과 더불어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문 대통령에의 헌화가 될 것”이라며 “넷플릭스 등의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문재인과 한국의 민주적 정통성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기대 효과에 대해서도 “촛불혁명으로 다져진 민주 정부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문재인 정부의 수월성을 세계적인 OTT 채널을 통해 배급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은 임기 후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는데 영화 촬영을 위해 청와대와 협의한 정황이 있고, 전주국제영화제 공모 선정 과정에서도 공정성에 의구심이 있다”며 “퇴임 후 개봉할 문 전 대통령 영화 제작 과정에 청와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영화는 지난 10일 개봉했고, 전날까지 10만8275명이 관람해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경남 양산 사저 인근의 한 영화관에서 부인 김정숙 여사와 영화를 관람하며 시민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