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중소기업 제조 현장을 지능형공장으로 고도화하는 ‘스마트공장 3.0’ 사업을 새롭게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3.0 사업을 통해 매년 100억원씩 3년간 총 300억원을 투자해 600개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 구축·고도화를 지원한다고 24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2015년 경북 도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사업의 첫발을 디딘 이래 지난해까지 8년 동안 전국 3000여개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에 힘을 보탰다.
이번 3.0 사업은 인구소멸 위험지역 소재 중소기업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선정한 것이 특징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토 균형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다.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담 조직도 별도 구성해 운영한다.
AI가 문제 해결하는 ‘지능형공장’으로 생산 현장 고도화
삼성전자는 이미 삼성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해 기초적 데이터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업체를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추진한다.
제품의 질을 개선하고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설비와 자재, 부품 등을 최적의 환경에서 관리하고 작업 동선을 효율화하는 기본적인 혁신 활동을 끝낸 기업이 대상이다. AI 기술을 활용해 생산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분석, 현장의 문제점을 선제 대응하고 개선하는 지능형공장 수준으로 새롭게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지역 균형발전도 스마트공장 3.0의 중요한 목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인구소멸 위험지역에 있는 중소기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새로 시작하는 스마트공장 3.0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와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수혜 기업이 동참해 지역별로 ‘자생적 스마트공장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일보했다.
일례로 전라북도는 올해 도내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 구축에 참여하도록 지역 내 신청 기업이 자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일부 지원한다. 전라북도는 내년부터 별도로 전북형 스마트공장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했던 전라북도 소재 중소기업 대표들은 지난 3월 자발적으로 ‘민간 멘토단(삼성 스마트 CEO포럼)’을 출범했다.
삼성 대표 CSR ‘스마트공장’… 8년간 3000여개 중소기업 혜택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동행’ 철학에 따른 회사 대표 사회공헌(CSR)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기업을 선정할 때 장애인 고용 기업, 여성 대표 기업, 사회적 기업을 우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에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부산광역시 도금기업 ‘동아플레이팅’을 찾아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중소기업중앙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공장 사업 지원을 받은 국내 중소기업은 지원을 받지 않은 기업(동일 업종∙규모 기준) 대비 2017~2020년 사이 평균적으로 매출은 23.7%, 고용은 26%, 연구개발(R&D) 투자는 36.8%씩 더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아산에 위치한 비데 전문기업 ‘에이스라이프’는 코로나19로 화장지 대란이 발생하고 비데 수요가 급증하면서 스마트공장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코로나19 기간 비데 수주 물량은 월 3만2000대까지 늘었다. 기존 생산능력(월 2만대)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아 특정 라인에 제품 생산이 몰렸던 불균형 공정을 개선하고 자동화 검사 시스템을 구축해 월 4만2000대로 생산능력을 끌어올렸다.
전남 여수에 있는 식품기업 ‘쿠키아’는 공장 설비 불량으로 연평균 1억5000만원 상당의 두부과자 폐기물이 발생하고 납기 지연으로 고객의 불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접했다. 제조 현장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해 최적 온도에서 두부과자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스마트공장 구축을 시작한 2016년 쿠키아 매출은 3억원에서 지난해 24억원으로 8배 성장했고 같은 기간 임직원 수는 10명에서 25명으로 늘었다. 기존 공장의 2배 크기의 신공장도 지난해 지었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