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효과에 기시다 지지율 ‘껑충’… 해산 카드 ‘만지작’

입력 2023-05-23 17:44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20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외신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내각 지지율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 효과로 크게 상승했다. 여론의 힘을 받게 되면서 기시다 총리의 향후 정치 행보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20∼2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53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45%를 기록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지난달 조사 대비 9%포인트 상승했다.

의장국 수장으로서 G7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가 지지율을 견인한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응답자 85%가 G7 정상회의 참가국 정상들이 평화기념공원 방문한 것에 긍정 평가를 내렸다. 부정 평가는 9%, “모르겠다”는 6%에 불과했다.

요미우리신문이 같은 기간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전달보다 9%포인트 뛰며 56%를 기록했다. 이 신문 조사에서 지지율이 50%대를 넘어선 것은 8개월 만이다.

자민당과 통일교의 유착 논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 문제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며 지지율 20%대를 해맸던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극적으로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자신감이 붙은 기시다 총리가 중의원(하원) 해산, 조기 총선을 단행할 환경은 마련됐다는 평가다. 중·참의원 양원제를 채택한 일본에서 총리는 중의원을 해산할 수 있다.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둔 기시다 총리 입장에서는 자지율 상승세를 탄 지금이 중의원 해산의 적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지 언론들은 기시다 총리가 결단을 내리면 정기 국회가 끝나는 다음 달 21일 이전에 해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개각·자민당 간부 인사를 실시한 뒤인 올해 가을, 내년 1월 소집되는 정기국회 이후도 해산 시기로 거론된다.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이미 중의원 해산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해산 조건은 여러 가지로 이미 갖춰졌다”며 “야당의 선거 태세가 정돈되기 전에 해산을 단행해야 한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자민당의 한 중견 의원은 “(선거를 의식해) 주말에 선거구가 있는 현지로 돌아가는 의원이 많아졌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