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3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이 가상자산(코인) 발행사의 상장 정보를 미리 알았고, 코인 거래를 자금세탁에 이용했을 가능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이 보유했던 코인의 발행사 마브렉스는 이 의혹과 관련해 내부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이날 2차 전체회의를 열고 넷마블·마브렉스 측으로부터 사업 관련 현황과 상장 경과 등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는 정용 마브렉스 대표와 김병규 넷마블 전무 등이 참석했다.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김성원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넷마블·마브렉스 측과 회의한 결과 (김남국 의원이) 상장 정보·사전 정보를 취득했을 가능성, 또 자금세탁을 시도했을 가능성에 대해 같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회사에서도 자체 조사를 통한 내부감사 필요성에 공감하고 즉시 지시하겠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밝혔다.
마브렉스는 지난 12일 ‘어느 누구에게도 사전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으나 한발 물러난 셈이다.
마브렉스는 넷마블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이자, 김남국 의원이 거래한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벌기)’ 코인 ‘마브렉스’(MBX)를 발행한 회사다.
MBX 코인은 지난해 3월부터 유통되기 시작해 같은 해 5월 6일 코인 거래소 빗썸에 상장됐는데, 김 의원이 MBX가 4만1000원대에 거래되던 지난해 4월 21일부터 상장 당일(지난해 5월 6일)까지 당시 시가 기준으로 10억원대에 이르는 MBX 코인 2만5000여개를 집중적으로 거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이 상장 관련 정보를 미리 알고 MBX 코인을 거래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진상조사단은 또 김 의원이 지난 대선 직전에 거액의 위믹스 코인을 다른 코인으로 바꾸고 현금을 대량 인출했다는 자금세탁 의혹도 파헤칠 계획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이 대표와 관련된) 그런 부분들을 다 포함해서 논의해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진상조사단은 향후 비공개 일정으로 가상자산거래소를 방문해 김 의원의 ‘코인 의혹’ 관련 이상거래에 대한 문제점 등을 따져볼 계획이다.
당 지도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결백을 주장하면서 허위보도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던 김남국은 수사가 시작되자 잠적해서 몸을 숨기고 있다”며 “증거인멸과 수사회피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대선을 전후해 2억5000만원 이상의 코인이 현금화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김남국 의원은 이재명 대선캠프에서 ‘온라인소통위원장’을 맡았다더니 실상은 ‘온라인거래위원장’으로서 코인을 통한 자금세탁을 담당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