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여행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항공업계의 항공기와 인력 부족 현상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 보잉의 부품 결함 이슈로 공급마저 늘어지면서다. 국내 항공사들은 인력채용에 적극 나섰으나 현장 배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3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1~4월 국내·국제선을 이용한 여객은 총 297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18만명보다 18% 증가했다. 특히 국제선 운항 횟수 증가가 드라마틱하다. 지난달 국제선 운항 횟수는 주 3021회로 지난해 4월 주 407회보다 642% 늘어났다.
그럼에도 코로나19 펜데믹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친다. 국제선 운항 횟수는 팬대믹 전인 2019년의 65% 수준밖에 회복하지 못했다. 조종사는 2019년 12월 수준으로 충원이 이뤄졌으나, 객실 승무원은 83%의 충원율을 보였다. 지상조업 종사자 충원율은 2019년 대비 84%, 항공보안 종사자는 93%, 항공정비사는 94% 수준으로 충원됐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도 신규 채용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 객실 승무원 100명 이상의 대규모 채용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신입 객실승무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티웨이항공은 부기장, 객실승무원, 항공 정비사, IT 부문 등 신입·경력직 직원 채용에 들어갔다.
국내 항공사들은 코로나 때 급감한 항공기 수요로 재정난을 피하기 위해 항공기를 대폭 감축했었다. 수요가 다시금 고개를 들자 새로운 항공기를 도입하겠다고 나섰지만,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항공기의 핵심 부품이 엔진과 날개 등 부품사들의 구조조정 이후 생산 속도가 더뎌졌다. 게다가 부품사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의 항공기 뒤쪽 동체와 수직 꼬리날개 연결 구조물의 결함 이슈까지 터지며 악재가 겹쳤다. 제조사들은 계약에 따라 올해 매달 100대 이상 인도해야 하지만, 인도율은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기 수급 불균형이 더 심해 대부분의 도입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 신생 항공사들까지 포함해도 연말 LCC 공급은 2018년 수준을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기 도입이 불안정하면서 항공 편수가 늘지 못해 항공권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 여객은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증가했다. 유럽 여행 수요가 지난달 대비 21% 상승했으며, 중국노선 규제 완화로 급증했다.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항공권 가격은 여전히 팬데믹 전보다 20% 이상 비싼 가격을 보이고 있다.
최 연구원은 “항공 여객 공급은 1~2년 내로 2019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렵다. 국적 사의 기재 수는 팬데믹 사이 12% 감소했고 LCC로만 보면 15% 줄었으며 인력과 인프라 부족을 감안하면 가동률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