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수치 내놓고 죄와 때를 씻는 ‘목세’ 가보니

입력 2023-05-23 16:43 수정 2023-05-24 20:28
다섯 명의 소그룹 참가자들이 23일 우리들교회 판교채플 본당에서 열린 '제16회 THINK 목회 세미나'에서 큐티를 시연하고 있다.

무대 위에 올라간 다섯 명의 여성이 ‘불륜’ ‘혼전임신’ ‘불신결혼’ ‘우울증’ 등 감추고 싶었던 비밀을 꺼내 놓기 시작했다. 신세 한탄에서 끝난 건 아니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는 말로 자신의 고백을 마무리 지었다.

23일 오전 경기도 성남 우리들교회(김양재 목사)와 김양재 목사가 대표를 맡은 큐티선교회(QTM)가 진행하는 ‘제16회 THINK 목회 세미나(목세)’ 중 ‘여자 큐티 소그룹 나눔 시연’의 한 대목이다. ‘목세’는 지난 22일부터 나흘 동안 교회 본당에서 진행된다.

THINK 목회 세미나 참가자들이 23일 경기도 성남 우리들교회 판교채플 본당에서 기도하고 있다.

2014년 10월 ‘목욕탕 세미나’라는 명칭으로 처음 시작된 ‘목세’는 목욕탕에서 묵은 때를 씻어내듯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이를 감사로 대신하는 큐티(말씀묵상) 프로그램이다. 해마다 5월과 10월 두 차례 열리는 해당 세미나는 그동안 1500여개 교회에서 3000여명의 목회자와 사모, 평신도 지도자들이 참여했다. 목세는 훈련받은 목사와 사모를 통해 성도들의 삶이 변화하고 교회 안에 고백 공동체가 세워지는 걸 돕고 있다.

김양재 목사가 23일 ‘제16회 THINK 목회 세미나’에서 ‘큐티와 구속사’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이날 김 목사는 마태복음 1장 ‘구속사의 계보’를 묵상하면서 ‘큐티와 구속사’를 주제로 강의했다. 김 목사는 “우리 인생은 옳고 그름만으로 바라볼 수 없으므로 고정관념을 버리고 구속사의 시각으로 사람을 둘러싼 여러 사건을 조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속사는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말한다.

강의에서 김 목사는 아브라함과 다윗 등 구속사의 계보에 오른 성경 인물들을 언급하면서 목회자들이 추구해야 할 목회의 본질을 다뤘다. 그는 “고정관념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기복’에서 구속사를 바탕으로 믿는 사람을 존경하고 차별하지 않는 ‘팔복’으로 발상의 전환을 이루라”는 조언이었다. 그러면서 “기복에서 팔복으로 가치관의 변화가 임할 때 복음이 임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복음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가 내게 들어오는 것으로 지금 이 자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가 내게 임하고 그의 세계가 내게 들어오길 바라며 기도하자”고 권했다.

성남=글·사진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