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국가대표팀 신유빈-임종훈 조가 2023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혼합복식 2회전도 가볍게 통과했다. 경기 초반 끌려가던 상황에서 임종훈이 강한 공격으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
신유빈-임종훈이 23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DICC)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혼합복식 2회전(32강)에서 카자흐스탄의 자우레시 아카셰바-아이도스 켄지굴로프 조를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1회전을 초고속으로 승리했던 신유빈-임종훈은 2회전도 가볍게 통과하며 순항했다.
1게임은 초중반까지 고전했지만 두 번의 추격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2-5로 끌려갈 땐 드라이브 랠리 끝에 한점을 만회한 뒤 임종훈이 강하고 빠른 백핸드로 상대 수비 실수를 유도하며 5-5 동점을 만들었다.
게임 막판 7-9로 뒤질 때도 임종훈의 공격이 빛났다. 날카롭고 강한 백핸드에 상대 수비가 제대로 안 되며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강한 포핸드 드라이브를 두 번 성공시키면서 게임을 마무리했다.
첫 게임을 잡으면서 이후 게임은 쉽게 풀렸다. 2게임은 단 두 점만 내줬고, 마지막 게임에선 초반에 3-0으로 앞서가다 3-4 역전을 당했지만, 금세 분위기를 가져왔다. 10-5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상대의 기습적인 공격에 허를 찔리고, 두 번의 공격이 네트에 걸리면서 추격을 당했지만, 임종훈의 서브를 상대가 리시브하지 못하면서 경기에 승리했다.
임종훈은 “쉬운 상대라 생각 안 했는데 쉽게 이길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신유빈은 “점점 감도 찾는 거 같고, 적응도 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첫 게임 초반에 다소 끌려갔던 부분에 대해 임종훈은 “범실을 줄이려 조심스럽게 쳤는데 상대방이 그걸 잘 대처했다”면서도 “범실만 없어도 게임이 조금 무난하게 흘러갈 거로 생각했고 1게임을 잘 이겨내 2게임부터는 적극적으로 공격하면서 힘으로 찍어눌러 경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2년 전 부상 기권으로 첫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던 신유빈은 이번 대회에서 여자단식, 여자복식, 혼합복식에 모두 출전하며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재작년에는 한 경기를 하고 아파서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경기를 많이 하다 보니 행복하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오빠는 워낙 잘하니까 저만 착실하게 잘하면 좋은 결과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유빈은 전지희와 함께 나선 여자복식에서도 승리했다. 두 선수는 2년 전, 한 경기도 하지 못하고 기권했던 한을 풀었다.
전지희-신유빈은 앞선 여자복식 32강에서 마테야 예게르-이바나 말로바비츠(크로아티아) 조를 3대 0(11-6 11-6 11-8)으로 완파했다.
전지희-신유빈은 부전승으로 이번 대회 32강부터 첫 경기를 치렀다. 시작부터 가벼운 몸놀림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4점을 연달아 내며 단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고 1게임을 가져왔다. 2게임도 1점을 내준 뒤 5점을 연이어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고 무리 없이 이겼다.
3게임은 초반 1-4로 끌려갔지만, 괴력을 발휘하며 7연속 득점으로 앞서갔다. 다시 추격을 허용해 8-8 동점이 됐지만 3점을 달아나며 빠르게 경기를 매듭지었다.
전지희는 “한 번도 안 붙어본 상대여서 첫 게임 어려운 고비가 나올 거로 생각했는데 옆에 파트너가 든든해서 여유를 갖고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유빈은 “첫 경기가 까다롭다고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연습한 게 나와서 다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더반=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