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오늘 한·EU 등 6일간 12차례 회담… ‘외교 슈퍼위크’ 마무리

입력 2023-05-22 19:44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EU 정상회담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오른쪽),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이사회) 상임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유럽연합(EU) 수교 60주년을 맞아 방한한 샤를 미셸 EU 이사회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EU는 우리의 3대 교역국이고 제1의 대(對)한국 투자 파트너로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소중한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한·EU 정상회담은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미셸 의장이 약식 회담을 가진 이후 11개월 만이다.

미셸 의장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최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한·EU 정상회담을 위해 이날 방한했다. EU 지도부가 동시에 방한한 것은 2012년 3월 이후 11년 만이며, EU 현 지도부의 동시 방한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과 미셸 의장,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채택해 발표했다. 한국과 EU는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신설해 양자 간 안보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제 분야에선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위해 ‘EU 반도체법’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EU 경제 입법에 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과 EU는 또 ‘3대(그린·보건·디지털) 파트너십’을 체결해 포괄적 기후·환경 분야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고, 백신 접종·생산 역량에 대한 제3국 지원 등 보건 분야 협력도 강화키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담을 끝으로 G7 정상회의 계기 ‘외교 슈퍼위크’를 마무리했다. 지난 17일부터 6일간 총 12차례의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는 등 숨 가쁜 일정 동안 윤 대통령은 글로벌 자유민주주의 가치 연대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확고히 했다.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외교 행보가 북·중·러의 반발을 부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YTN 인터뷰에서 “생사를 가름하는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확고한 대비 태세를 해놓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북한 핵·미사일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차장은 이어 “중국도 현안 문제에 대해 한국, 일본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다”며 “우선 중·일, 한·중 양자 간 전략대화를 해 보려 하고 계획이 오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자 간 현안들이 적극 논의되면 적절한 시점에 한·중·일 정상회의도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오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또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기본적으로 참여하면서 반드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천연가스라든지 일부 생산 품목에 대해선 최소 규모로 교류를 있다”며 “한·러 관계에 실질적인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