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공군…노트 돌려보며 여성간부 성희롱, 신고도 뭉개

입력 2023-05-22 19:13
국민일보 DB

공군의 한 전투비행단 병사들이 여성 간부들을 장기간 성희롱하고 모욕한 정황이 확인돼 군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2일 공군에 따르면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모 전투비행단 당직대에서 병사들이 공군내부망에서 빼낸 여군 간부들의 이름과 사진, 소속, 번호 등을 당직 노트에 적어놓고 성희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6명으로 구성된 당직대 병사들은 전용 컴퓨터의 인수인계 대장 한글 파일에 댓글을 남기는 방식으로 성희롱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상관에 대해 “계집”, “아가씨”, “뽀뽀 가능”이라고 모욕했고, “건들면 다 뒤진다”, “강간하고 싶다”는 글도 남겼다.

더구나 이 같은 행위는 이미 지난 3월 신고됐지만, 부대 간부들은 이를 알고도 즉각 조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대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은 채 신고자에게 문제의 파일을 삭제하도록 회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언론 취재가 들어온 이후인 지난 11일에야 보고 체계에 있던 간부 2명을 징계 입건했다. 이어 19일 해당 병사들을 민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현재 성희롱 가해자들은 전역해 민간인 신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2021년쯤 부적절한 업무인계 노트를 작성한 것으로 신고된 전역 병사에 대해서는 민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며 “신고받고 보고를 지연한 해당 부대 간부는 징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