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기에 펼쳐진 소위 ‘비대면 예배’ 논쟁이 17세기 종교개혁가들 사이에서도 유사하게 벌어졌음이 밝혀졌다.
한국개혁신학회(회장 소기천 교수)는 지난 20일 총신대학교에서 ‘개혁신학과 예배의 회복’을 주제로 제55차 정기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이재국 박사는 ‘사무엘 러더포드의 언약적 종교개혁과 반율법주의 논쟁과 그리스도의 제사장 직분’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17세기 스코틀랜드 신학자 사무엘 러더포드는 내면의 개혁을 목표로 외면의 개혁을 강조했다. 당시 율법폐기론자들은 외적 형식의 개혁을 반대하며 내적인 신앙만을 강조했다.
이 박사는 2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외적인 형식이 중요하지 않으니, 신앙의 내용만 지키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에 러더포드는 동의하지 않았다”며 “신앙의 내면이라는 것도 결국엔 외적인 모습에서 이어진다는 게 러더포드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헤르만 바빙크의 예배론’을 중심으로 예배에서 존재와 행위의 관계를 조명한 박재은(총신대) 조교수의 발표도 눈길을 끌었다.
바빙크는 19~20세기 네덜란드에서 활동한 개혁파 교의학자다.
박 조교수는 바빙크의 저술을 인용하면서 “어떤 예배 행위를 하느냐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누가 예배를 드리느냐다. 그리스도 안에서 의롭다 인정받지 못한 존재가 드리는 예배는 이교도의 휘황찬란한 악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영한(숭실대 명예)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를 강조하면서 가시적 교회당의 유무가 본질은 아니라고 했다. 김 교수는 “현장 예배당에서라 할지라도 아무런 영적 헌신 없이 드리는 자는 예배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예배당의 마당만 밟은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는 영의 종교일 뿐 아니라 마음과 몸의 종교다. 영과 마음은 몸의 행동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라며 “기독교 예배는 전인적 예배다. 이것이 영지주의자들과 다른 개혁교회의 예배”라고 설명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