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쇠부리소리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첫발 뗀다

입력 2023-05-22 14:59

울산시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된 ‘울산쇠부리소리’가 국가무형문화재로 등록을 위해 첫발을 뗀다.

울산 북구문화원·울산쇠부리소리보존회는 22일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울산쇠부리소리의 국가무형문화재 등재를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울산대 김구한 교수가 울산쇠부리소리의 현황과 특징, 전승과 변이 과정을 소개하는 등 ‘울산쇠부리소리의 가치와 쇠부리 문화 보존을 위한 제언’을, 신라문화유산연구원 김권일 학예연구실장이 ‘울산쇠부리기술의 역사적 의미’를각각 발제했다.

울산 북구 달천철장은 삼한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철광석 원산지로, 고대 동아시아 ‘아이언 로드(Iron Road)’의 중심지였다. 쇠부리소리는 1300도를 웃도는 시뻘건 쇳물과 사투를 벌이던 부리꾼들이 철을 녹이고 가공하는 모든 제철 작업을 뜻하는 ‘쇠부리’ 중 불렸던 노래다.

쇠부리란 ‘쇠를 부리다’라는 뜻의 경상도 방언으로 토철이나 사철, 철광석과 같은 원료를 녹이고 다뤄 가공하는 모든 제철작업을 일컫는다. 쇠부리소리는 쇠부리 작업의 과정 전체를 통해 불렀던 소리의 통칭이다.

울산쇠부리소리는 ‘쇠부리 불매소리’, ‘쇠부리 금줄소리’, ‘애기 어르는 불매소리’, ‘성냥간(대장간의 방언) 불매소리’로 구성된다.

쇠부리 불매소리는 쇠부리 작업을 하기 위해 쇠부리로에 바람을 넣어 주는 불매꾼들이 불매를 밟으면서 부른 노래며, 쇠부리 금줄소리는 악귀를 막고 성공적인 작업을 기원하며 적은 소원지를 끼운 금줄을 태우면서 불렀다.

애기 어르는 불매소리는 쇠부리 터 인근 마을 사람들이 아이를 달래고 어르기 위해 불렀으며, 성냥간 불매소리는 대장간에서 농기구 등을 만들 때 망치질을 하며 망치 소리에 맞춰 부르는 노래다.

특히 울산쇠부리소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풍철을 기원하는 노동요로 평가받고 있다.

1981년 정상태(당시 울산MBC 프로듀서)씨가 울주군 두서면 인보리에 생존해 있던 마지막 불매대장 최재만(1987년 별세) 씨의 구술과 소리를 소개해 세상에 알렸고 이어 이듬해 북구 농소의 도덕골 고(故) 김달오 씨의 쇠부리소리도 채록해 현재까지 전승하고 있다.

쇠부리소리는 울산의 지역적 특징과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화자산이라는 평가를 받아 2019년 12월에는 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울산쇠부리소리보존회 관계자는 “철 생산 유적지인 북구 달천철장을 중심으로 한 울산쇠부리 문화는 산업도시 울산의 정체성을 가장 잘 대변한다”며 “쇠부리 문화 중 하나인 울산쇠부리소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제철 작업 중 불렀던 노래로 보존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더불어 민주당 이상헌(울산 북구) 의원은 “국회에서 울려 퍼질 울산쇠부리 소리가 울산을 넘어 대한민국의 문화재로서 그 가치와 중요성을 평가받을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