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세계’, ‘마녀’ 시리즈로 K누아르의 새 영역을 만들어온 박훈정 감독이 이번엔 추격 액션 영화를 선보인다.
박 감독이 연출한 영화 ‘귀공자’가 다음달 21일 개봉한다. 주인공 마르코(강태주)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며 돈을 벌던 복싱 선수다. 어머니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평생 본 적 없는 아버지를 만나러 한국으로 돌아온 후 그는 세 명의 인물에게 쫓기게 된다. 마르코가 가는 곳마다 나타나 그를 방해하는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김선호), 마르코가 한국 땅을 밟자마자 그를 무섭게 추격하는 재벌 2세 한이사(김강우), 우연한 만남이 계속되는 의문의 여성 윤주(고아라) 등이 풀어갈 이야기에 관심이 쏠린다.
박 감독은 22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이번 영화는 내 기존 작품들보다 어두운 면을 많이 덜어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귀공자’는 배우 김선호에겐 복귀작이다. 동시에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는 드라마 ‘스타트업’, ‘갯마을 차차차’로 인기를 얻었으나 2021년 사생활 논란이 불거져 2년여간 작품 활동을 중단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도 그는 “개인적 일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주로 로맨틱 코미디물에 출연한 그에게 ‘귀공자’는 장르적 도전이기도 했다. 김선호는 “배우로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해냈다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감독은 “귀공자라는 캐릭터는 냉정하고 잔인한 면이 있는 반면 엉뚱하고 유머가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여러 얼굴을 갖고 있다”면서 “김선호 배우의 얼굴에서 귀공자 캐릭터에 맞는 얼굴들을 찾았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박 감독은 작품을 통해 신인 배우를 발굴해왔다. ‘마녀1’에선 배우 김다미를, ‘마녀2’에선 신시아를 찾아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르코 역의 강태주도 그가 ‘귀공자’를 위해 발굴한 신인이다. 198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됐다. 강태주는 “극 중에서 마르코라는 캐릭터는 처절한 상황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라며 “오디션장에서 감독님이 내 안의 처절함, 간절한 눈빛을 보고 골라준 것 같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