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청주의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반찬등속 음식감상회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초정행궁에서 열린다.
청주 음식문화 기록유산인 반찬등속(충북유형문화재 제381호)은 1913년 청주 상신마을(지금의 강서2동)의 한 집안에서 작성된 필사본 한글 조리서다. 청주지역 양반가의 음식 만드는 방법이 기록돼 100여 년 전 청주지역의 식문화와 풍속, 언어, 역사 등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음식감상회 구성은 궁중에서 임금이 무더운 여름을 나기위해 먹었던 보양식과 일상식을 바탕으로 전통을 가미한 현대적 상차림으로 구성됐다.
오이소를 넣어 빚은 궁중 여름만두 규아상과 초간장으로 꾸민 식전음식, 여름철 궁중 보양식 민어구이, 전복을 넣은 김치와 문어 초무침, 어주를 곁들인 주안상, 쌈채소와 보리밥, 절미된장조치, 별찬으로 구성한 반상, 계절 과일과 경단 산사나무 열매를 우려 만든 화채로 차린 다과상 등 총 4코스로 구성했다.
참여자들은 음식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시식 체험을 할 수 있다. 행사는 매주 토·일요일 오전 11시30분, 오후 1시 두 차례 진행된다. 1회 참여 인원은 10명으로 참가비는 2만원이다.
초정행궁은 세종대왕이 눈병과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머물던 초수행궁이다. 1444년 건립된 뒤 1448년 불에 타 사라졌다. 세종대왕은 총 121일을 이곳에 행차하며 한글 창제를 마무리했다. 세종대왕이 눈병과 피부병을 치료하는데 쓴 초정약수는 세계 3대 광천수로 알려져 있다. 자격루와 해시계 등 시간과 관련된 조선시대의 기구를 엿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조선 천문관측 기구인 혼천의와 소간의, 낮과 밤의 시간을 측정하던 일성정시의도 설치됐다.
청주시 관계자는 22일 “세종대왕이 치유와 한글 창제 마무리를 위해 찾았던 초정행궁을 알리고 반찬등속을 토대로 지역의 특색 있는 음식문화를 발굴해 현대에 맞게 재해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