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대표팀 남자복식 이상수-조대성 조가 첫 경기 완승을 거두며 메달 획득을 향한 스타트를 끊었다.
이상수-조대성은 21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DICC)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복식 1회전(64강)에서 스웨덴의 안톤 칼베르그-존 페르손 조를 3대 0(11-8 11-4 11-6)으로 완파했다.
이상수는 올해 3월 안톤 칼베르그와 싱가포르 스매시 국제대회에서 같은 조로 호흡을 맞췄으나 이날은 적으로 만났다. 이 때문에 이상수는 경기 전 “그때 오히려 같이 안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그러면 제 복식 스타일을 모르는 상태에서 조금 쉽게 풀어나갈 거 같은데 제가 어떻게 하는지 다 알고 있어서 생각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 초반은 쉽지 않았다. 두 점을 먼저 내준 뒤 역전에 성공했지만 다시 동점을 허용하며 6-6이 됐다. 하지만 경기 중간중간 의사소통을 하며 합을 맞춰 연속 3점을 내며 상대를 따돌리는 등 첫 게임을 가져왔다.
이후 경기는 수월했다. 2게임을 11-4로 크게 이겼고, 3게임 역시 2-2에서 서서히 점수 차를 벌리며 승리했다.
이상수는 경기 후 “서로 스타일을 알기 때문에 좀 꼬아서 들어갔는데 그게 약간 독이 됐던 것 같다”며 “처음에 머리싸움에서 몇 번 졌는데 대성이가 잘 커버해줬다. 2게임 때부터는 같이 의논해가면서 작전 잘 짜다 보니 서로 지켰던 코스에도 공이 많이 왔고 연습 때 준비했던 것들을 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대성은 “0대 0에서 상수형이 짧은 볼을 지키라고 했는데 바로 길게 왔다. 그래서 제가 그래서 째려봤더니 형이 ‘미안하다’고 했다”고 웃으며 “나머지는 서로 의논한 부분이 잘 맞아서 쉽게 이겼다”고 말했다.
이상수-조대성은 이번 대회에서 메달권 진입을 노린다. 두 사람은 지난해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스타 컨텐더 유러피언 서머 시리스 남자복식에서 만리장성을 두 번이나 넘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한국프로탁구리그(KTTL)에서도 10전 전승을 거뒀다.
이상수는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게임을 해야 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 포커스 맞출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대성은 “대회 전부터 (메달을) 목표로 왔다”며 “안 놓치도록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반=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