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일본 히로시마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대한민국은 자유와 국제연대,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를 중시한다”며 “한국 정부는 앞으로도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하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외교적·경제적·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지원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자유 세계와 연대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지속해서 지원해 주는 것에 사의를 표한다”며 “평화 달성을 위해 한국과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한국 정부가 의약품, 발전기, 교육용 컴퓨터 등 우크라이나가 긴급히 필요로 한 인도적 지원 물품을 적시에 지원해 준 데 대해 감사하다”면서 “추가적인 비살상물품 지원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뢰제거 장비, 긴급후송차량 등 현재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물품을 신속히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를 위한 협력에도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G7 정상회의 세 번째 확대 세션에 참석해 “우크라이나에서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 시도되고 무력에 의한 인명 살상이 자행되고 있다”면서 “국제법을 정면 위반한,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가 목적을 달성하는 전례를 남겨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 문제도 함께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하면서 “북한 정권이 자행하는 인권 유린 또한 반인도적 범죄행위로서 국제사회가 더 이상 이를 외면하고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와 북한의 사례는 국제규범과 법치가 반드시 지켜져야만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일본, 코모로, 인도네시아 정상과 회담을 진행하고 한·미·일 정상회담도 가졌다. 20일에는 인도·이탈리아·영국 정상, 19일엔 호주·베트남 정상과 만나는 등 이번 G7 정상회의 기간에만 총 10차례의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20일 히로시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친교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옆자리에 앉았는데 이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배려였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박준상 구자창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