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찰단, 오염수 처리·방류 모든 과정 점검…IAEA 검증 결과 ‘뒤집기’는 힘들듯

입력 2023-05-21 17:43 수정 2023-05-21 17:52
후쿠시마 오염수 전문가 현장 시찰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유 위원장이 이끄는 시찰단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전·방사선 전문가 19명,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환경 방사능 전문가 1명까지 모두 21명으로 구성됐으며 22~25일 관계 기관과 회의·질의응답 및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 관리 실태를 확인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은 오염수의 보관부터 정화·이송·방출까지 오염수 처리·방류의 모든 과정을 일일이 들여다보고, 일본 측 제공 자료와 비교·대조하며 실제 오염수 방류가 이뤄질 경우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할 계획이다.

시찰단은 21일 일본에 도착해 본격적인 시찰을 위한 최종 준비를 마쳤다.

시찰단은 22일 일본 도쿄전력과 경제산업성,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회의를 통해 세부 시찰 항목을 체크할 계획이다.

후쿠시마 원전 현장 방문은 23~24일 이틀에 걸쳐 이뤄진다.

방문 첫날인 23일에는 오염수 저장 상태와 이송·방출 과정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특히 오염수 저장탱크인 ‘K4’와 방사성 물질을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K4는 바다로 방류되기 전 오염수를 저장하는 탱크다.

여기에 저장돼있던 오염수가 이송관을 통해 바다로 나가며, 이 과정에서 해수와 희석된다.

방류 직전 단계인 만큼 이 장비도 중요한 시찰 대상이라는 것이 우리 정부의 판단이다.

정화 핵심시설인 ALPS 시찰에서는 설비가 제대로 설치돼있는지, 핵종을 제대로 제거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일본은 ALPS를 통해 세슘이나 스트론튬 등 62핵종을 정화하고 있다.

ALPS로 제거되지 않는 트리튬의 경우 대량의 해수로 오염수를 희석해 1ℓ당 1500베크렐 이하 농도로 낮춘다는 것이 일본의 시나리오다.

당초 일본은 ALPS 시찰을 허용하지 않았으나 우리 측의 강력한 요구로 결국 수용했다.

그러나 일본 측이 방사능 피폭을 이유로 시설 전체를 시찰 대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ALPS 시설에 대한 접근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장 방문 이틀째인 24일에는 화학 분석동을 방문해 오염수 핵종 분석은 어떻게 하는지 등을 들여다본다.

시찰단은 그동안 일본 측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ALPS 성능과 방출 전 측정 핵종 선정과 분석 방법, 환경평가, 해양 모니터링 계획 등과 시찰 내용을 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찰 마지막 날인 25일에는 다시 한번 일본 측 관계기관과 만나 현장점검 내용을 바탕으로 기술회의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생태계축적 등 방사선 환경영향평가, 탱크 내 오염수 분석값 등에 대해 논의하고 추가 자료 요청 등을 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우리 시찰단이 내릴 결론과 상관없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 방류에 큰 문제가 없다’는 최종 결론을 내릴 경우 일본이 방류를 강행할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원자력 전문가인 임은정 공주대 국제학부 교수는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IAEA의 중간보고서가 여름쯤 나올 텐데 우리 시찰단이 오염수 처리의 실체적 문제를 발견하지 않는 한,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며 “지금 하는 시찰은 국내정치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주요 국가들이 IAEA의 검증을 신뢰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20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IAEA의 독립적인 검증을 지지한다”면서 “IAEA와 함께하는 일본의 투명한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영선 박준상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