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도매가격이 열흘 새 9% 이상 급등했다. 충북 한우 농가 일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소의 반입반출이 일부 제한되면서다. 구제역 방역조치가 계속되면서 한우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1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등급 한우 고기 도매가격은 지난 19일 ㎏당 1만4395원으로 구제역 발생 직전인 9일 1만3170원보다 9.3% 올랐다. 소의 이동제한이 시작된 지난 16일에는 1만5033원으로 지난 9일 대비 14.1% 뛰었다.
한우 등심 도매가격은 지난 19일 ㎏당 4만9802원으로 구제역이 발생한 10일 4만5512원보다 9.4% 상승했다. 열흘 동안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날은 지난 17일로 5만5495원까지 뛰었다. 지난 10일보다 21.9% 급등했다.
정부는 구제역 발생지역과 인접 위험지역 등에 항체 형성 기간(2주)을 감안해 오는 30일까지 2주간 이동을 제한하고 가축시장을 폐쇄했다. 구제역은 현재 충북 청주시와 증평군에서 11건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 19일 구제역 발생 지역과 인근 9개 시군(충북 청주·증평·보은·괴산·진천·음성, 충남 천안, 대전, 세종)에 구제역 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했다. 최고 단계인 ‘심각’ 발령은 2018년 3월 이후 5년 2개월 만이다.
정부는 충북 청주·증편에서 구제역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제역 영향에 따른 한우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며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까지 살처분된 소와 염소는 1571마리다.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지난 17일 “2011년 구제역 방역을 살처분 정책에서 백신 정책으로 전환한 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구제역이 발생했는데, 소는 공급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살처분한 적이 없다”며 “올해도 살처분 두수가 공급에 큰 충격을 줄 정도로 많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전환됐다. 지난 11일 ㎏당 6380원을 찍으며 이달 최저가였던 지난 4일 ㎏당 5688원보다 12.2% 뛰었다. 하지만 지난 11~12일 전국 우제류 농장에 적용됐던 이동제한이 해제되면서 안정세를 찾고 있다. 지난 19일 돼지고기 ㎏당 도매가격은 5만744원으로 지난 4일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