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참석 G7 만찬에 후쿠시마산 사케 제공

입력 2023-05-21 11:11 수정 2023-05-21 19:31
G7 히로시마 정상회의 환대 만찬. 일본 외무성

일본 정부가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만찬 식탁에 후쿠시마산 사케 등을 제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주요국 정상들의 후쿠시마산 식재료 섭취로 안전성에 문제가 없음이 입증하고 오염수 방류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부터 130분간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그랜드프린스호텔 히로시마에서 진행된 친교 만찬에는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의 술과 음식도 제공됐다.

이 행사에는 G7 의장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G7 정상과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8개 초청국 정상, 유엔 등 국제기구 수장과 그들의 배우자가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친교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만찬 메뉴를 보면 행사가 열리는 히로시마산 음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인 후쿠시마현·미야기현·이와테현의 술과 음식도 나왔다.

만찬에 사용된 술 가운데는 후쿠시마현에 있는 사케 회사 마쓰자키 슈조가 제조한 사케가 있다. 마쓰자키 슈조는 1892년 설립됐으며, 현지 쌀과 물을 사용해 사케를 만든다고 홈페이지에서 광고하고 있다.

또 후식과 차도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에서 생산된 것들이 포함됐다. 후식으로는 이와테현산 유제품 치즈케이크와 미야기현산 딸기 젤라토가 정상들에게 제공됐다.

식사 후 차로는 미야기현 녹차와 홍차가 올라왔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일본 히로시마의 미디어센터에서 19일 부흥청 관계자들이 후쿠시마현 등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의 술과 음식을 홍보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우치보리 마사오 후쿠시마현 지사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요인의 식사에 (후쿠시마)현산 식재료 등이 활용되고, (G7 정상회의를 취재하는 해외 언론 관계자들이 머무는) 국제미디어센터에 후쿠시마현의 사케와 가공식품이 제공된다고 듣고 있다”고 말했다.

우치보리 지사는 G7 정상회의가 “부흥의 길을 걷고 있는 후쿠시마현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 귀중한 기회”라고도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G7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히로시마의 국제미디어센터 전시관에 후쿠시마현을 비롯한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의 술과 음식을 알리는 홍보 시설을 설치했다.

올여름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 방류를 앞둔 일본이 G7 정상회의에서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후쿠시마와 후쿠시마 인근 군마·도치기 등 8개 현의 모든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2021년 도쿄올림픽 당시에도 선수촌 식당에 후쿠시마산 식재료가 사용돼 논란이 됐다. 당시 선수촌 식당에서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사용하면서 반발이 일었고, 일부 국가는 자체적으로 식사를 제공하며 이를 보이콧했다. 한국 선수단도 자체 급식지원센터를 통해 후쿠시마현과 인근 8개 현을 제외한 지역의 식자재로 만든 도시락을 제공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