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 참석을 계기로 2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지난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한 지 2주 만에 열리는 정상회담이며, 취임 후 다섯 번째 회담이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 앞서 히로시마 평화기념 공원 내에 있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를 참배했다.
윤 대통령은 히로시마 평화기념 공원 국제회의장에 열린 회담에서 “저와 기시다 총리는 방금 이곳 히로시마 평화기념 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함께 참배했다”며 “양국 정상이 함께 참배하는 것은 최초이며, 한국 대통령이 위령비를 참배하는 것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오늘 우리가 함께 참배한 것은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 대해 추모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평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총리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방한시 기시다 총리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가혹한 환경에서 고통스럽고 슬픈 경험을 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씀하신 것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며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준 총리의 용기와 결단은 매우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G7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총리가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강화하고 경제, 안보 등 글로벌 도전 과제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계신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G7 정상회의 결과를 토대로 한·일 간에서도 경제안보를 비롯한 글로벌 어젠다에 대한 협력이 더욱 심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와 기시다 총리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은 물론 글로벌 이슈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 상호 연대와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서로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는 두 달 사이에 세 번째 회담”이라며 “우리 두 정상 사이에 관계 진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시다 총리는 “조금 전 윤 대통령 부부와 함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기도를 올릴 수 있었다”며 “이것은 양국 관계에 있어서도 그리고 세계 평화를 더욱 더 발전시키기 위해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 회담 후에 다른 정상들과 합류해서 함께 평화기념자료관을 방문하고, 함께 평화 위령비에 함께 기도를 올릴 수 있었으면 한다”며 “오늘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한 관계 방향과 더불어 글로벌 과제에 대한 양국 공조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회담에 앞서 윤 대통령 부부와 기시다 총리 부부는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에 있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를 참배했다.
한·일 양국 정상이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를 방문해 공동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는 1945년 8월 6일 원자폭탄 투하로 목숨을 잃은 한국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졌다.
히로시마=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