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동신교회(문대원 목사)는 올여름 단기선교를 앞두고 준비에 한창이다. 필리핀 민다나오섬 다바오 지역에서 사역하는 제16차 의료단기선교팀을 시작으로 총 16개팀이 전 세계 10개국에서 사역을 펼친다. 박주용 선교담당 목사는 “참가자들이 이전보다 기도에 집중하는 분위기”라면서 “현지 선교사들의 줌(ZOOM)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며 선교지 필요에 집중한 현장 중심의 단기선교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의료선교에 참여하는 안현미(53) 권사는 “오랜만에 선교를 가게 돼 기대감과 두려움, 설렘이 교차한다”며 “환자들을 대상으로 짧은 시간에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담당해 타갈로그어도 배우는 중”이라고 밝혔다.
수원중앙침례교회(고명진 목사)는 다음 달과 7월에 몽골 울란바토르 등에서 축구 선교, 어린이음악 등의 단기선교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몽골과 캄보디아 선교에 집중한 교회는 그동안 몽골에 3가정을 선교사로 파송했으며 이곳에 34개 교회를 개척했다. 캄보디아에는 지난 2월 선교를 다녀왔다. 선교사역 국장인 이광수 목사는 “올해는 특히 선교적 부분에 있어서 활력이 생기는 것 같다. 성도들의 관심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서울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는 올여름 110개 사역팀이 30여개국으로 단기선교를 나갈 예정이다.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는 교회는 1700~2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팬데믹으로 닫혔던 해외 선교의 빗장이 다시 열리고 있다. 한국교회가 오는 여름 해외선교 사역을 재개하며 사역 준비에 한창이다. 한국오엠 등 선교단체들도 청년들을 대상으로 선교와 언어를 배우고 다양한 문화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단기 인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코로나 덕분에 온라인 사역 활발, 훈련 교육 증가
한국선교연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2022 한국선교현황 통계조사’에 따르면 팬데믹 영향을 벗어나 다시 선교가 활성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나왔다. 지난해 48개 단체가 실시한 ‘선교사 파송 훈련’에 698명이 참여했는데 전년 대비 16.7% 증가했다. 29개 단체의 ‘선교사 교육’에 참여한 참가자는 964명으로 전년 511명에 비해 88.7% 상승했다. 42개 단체가 실시한 ‘선교 관심자 정기 선교 교육’에는 4천757명이 참여, 전년 대비 75.5% 증가했다. 1년 미만의 단기 선교 활동에는 4천109명이 참여, 2021년 641명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현장 사역이 가능해졌지만 해외선교 사역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고환율·고물가 시대에 항공료가 훌쩍 올라 어느 때보다 참석자의 부담이 가중됐다. 홍현철 한국선교연구원장은 “팬데믹 기간에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줌으로 활용한 온라인 사역이 대부분 대면 사역으로 바뀌고 있다. 소규모 회의는 여전히 줌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에 해외선교 등 현장 및 대면 사역에 제동이 걸렸지만 팬데믹이 준 유익한 점도 있다. 교회와 선교단체들은 줌, 유튜브 등을 활용해 온라인 사역을 시스템화하는 데 정성을 들였다. 정용구 한국세계선교협의회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 센터장은 “선교사들은 팬데믹을 계기로 현지에 떠날 수 있으며 영영 못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런 상황을 대비해 현지의 온라인 시스템 구축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대면 사역을 대체한 온라인 사역이 활발해졌지만, 가정을 교회로 세우는 작업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있다. 선교단체 미션파트너스 대표 한철호 선교사는 “팬데믹으로 대면 예배가 안 되는 상황에서 각 가정이 하나의 ‘교회’로써 예배를 회복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고 짚었다.
선교 본질 충실하며 섬세한 사역으로 준비돼야
선교단체 관계자들은 팬데믹 후 첫 해외선교인만큼 이전보다 선교의 본질에 충실해야 하며 선교지와의 원활한 소통으로 섬세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원장은 현지 문화를 겸손하게 존중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가르치고 도와주는 개념이 아닌 현지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겸손한 태도로 단기선교에 임해야 한다”며 “옷차림부터 시작해 현지 문화에 정통한 선교사의 안내를 철저히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 선교사는 “단기선교를 많이 가는 것보다 더 나은 선교를 위해 참석자를 대상으로 훈련을 제대로 하고 선교의 의미를 성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지인들이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단기선교 방식도 강조했다. 한 선교사는 “참석자 10명이 선교지에서 찬양하는 것보다 그곳에서 찬양을 잘 가르치는 3명을 키우는 게 더 유익하다”고 했다.
안전에도 유의해야 한다. 홍 원장은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가 우세한 지역의 경우 최신 동향과 함께 현지 종교법으로 모임이 제약되는지도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