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크·제리·징크스…오늘도 당했다

입력 2023-05-21 00:37
라이엇 게임즈 제공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가 ‘엘크’ 자오 자하오의 두 뿔, 제리와 징크스에 받혔다. 두 팀 모두 바텀라인에서 입은 출혈을 견뎌내지 못하고 런던에서 조기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T1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3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 스테이지 하위 브래킷 4라운드 경기에서 비리비리 게이밍(BLG)에 1대 3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젠지에 이어 T1도 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대회에서 탈락했다.

국내 최고로 손꼽히는 바텀 듀오 ‘구마유시’ 이민형과 ‘케리아’ 류민석이 라인전부터 고전해서 충격을 안겼다. T1 바텀 듀오는 1세트와 4세트 때 비슷한 패턴의 공격에 당했다. BLG가 징크스를 밴해놓고 제리·룰루 대 자야·라칸 구도를 유도했다. 바텀 듀오가 빠르게 다이브 라인을 형성한 뒤 정글러를 불러 킬을 쏙쏙 빼먹었다.

BLG의 이 같은 플레이는 지난 19일에도 나왔다. LCK 1시드 젠지도 BLG전 첫 세트에서 비슷한 공격에 당해 대미지를 입었다. 당시에도 BLG는 징크스를 밴해놓고 같은 구도를 유도했고, 마오카이의 어그로 핑퐁 능력을 이용해 초반 다이브를 성공시켰다.

때문에 T1이 하루의 휴식일을 살려 대처법을 마련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T1은 19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BLG 대 젠지전을 시청하며 상대를 분석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젠지가 당했던 것과 비슷한 공격에 이들 역시 치명상을 입었다.

결국 BLG가 더 메타를 잘 읽었다. 한 현역 코치는 “블루사이드에 룰루가 있으면 높은 확률로 저 (다이브) 각이 나오는 것 같다. 정글러가 위쪽 3캠프와 칼날부리를 사냥한 뒤 룰루의 ‘변덕쟁이(W)’를 이용해 바텀 다이브를 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LCK가 룰루를 뺏어오거나 밴하는 게 어땠을까 싶다”고 말했다.

‘엘크’에게 징크스를 내줬다가 호되게 당한 것도 LCK로선 아쉬움이 남았다. 한 코치는 “LCK가 징크스를 1티어로 보고 밴픽을 준비해야 했을 것 같다”면서 “블루사이드에서는 징크스가 계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레드사이드를 고른 상대한테 사이온과 징크스를 둘 다 계속해서 넘겨준 게 아쉽다”고 평가했다.

선수들의 인터뷰에서도 언급됐듯 이번 대회 내내 LCK 팀들은 챔피언 티어 정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탑라이너의 탱커 대 탱커 구도 등장, 룰루의 티어 상승 등으로 바텀에서 골머리를 앓았다. 결국 이 숙제를 먼저 풀어낸 ‘LoL 프로 리그(LPL)’이 결승에서 집안 잔치를 여는 데 성공했다.

런던=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