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우크라이나 전선에 합류한 뒤 1년 넘게 실종됐던 한국계 미국 해병대 예비역 대위가 전사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미국 ABC방송은 20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실종됐던 해병대 참전용사 그래디 크루파시의 유해가 지난 19일 미국으로 돌아와 노스캐롤라이나주 고향으로 돌아갔다”며 “크루파시의 유해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뉴욕 JKF공항에 도착했고,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행 전용기에 실렸다”고 보도했다.
크루파시는 생전 50세로, 한국에서 출생했지만 입양된 미국인이다. 2000년대 초까지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했던 그는 뉴욕에서 거주했던 2001년 9·11테러를 목격하고 미 해병대에 입대했다. 이라크 전장에 3차례 파병됐다. 미 해병대에서 선행훈장, 국방훈장, 해병대공로훈장을 받을 만큼 모범적인 군인이었다.
크루파시는 2021년 9월 전역했지만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략을 당한 우크라이나에서 현지인 대피를 돕기 위해 전장으로 떠났다. 이후 분대를 이끌었지만 교전 중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