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매너다리’ 韓 웃었는데… 캐나다서 “나라망신”

입력 2023-05-20 14:52 수정 2023-05-20 16:45
김진표 국회의장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 의장 접견실에서 한국과 캐나다 수교 60주년 본회의장 연설을 앞두고 열린 환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방한해 김진표 국회의장과 키를 맞추기 위해 다리를 벌리고 사진을 촬영한, 이른바 ‘매너 다리’로 자국 언론과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트뤼토 총리 특유의 재치가 빛났다는 의견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무례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17일 한국과 캐나다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연설에 앞서 김 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만났다. 트뤼도 총리와 김 의장은 환담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장은 장신인 트뤼도 총리와 신장 차이를 맞추기 위해 살짝 발끝을 들어 분위기를 띄웠다. 이때 트뤼도 총리는 다리를 벌려 키를 낮췄다. 트뤼도 총리의 신장은 188㎝로 알려져 있다. 현장에 있던 의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다리를 벌려 키를 낮추는 트뤼도 총리의 사진 촬영 자세는 국내 SNS에서 ‘매너 다리’라고 불린다. 외신도 이 대목에 주목했다. 캐나다 일간 토론토스타는 ‘매너 다리’를 한국식 문화로 설명하며 “한국 유명인사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이 자세는 존중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캐나다처럼 영어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SNS 이용자들 사이에서 “다른 국가 국회의장 앞에서 장난을 치는 행동은 이상하게 보인다” “상대방을 놀리는 무례한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김 의장이 트뤼도 총리와 20㎝가량의 키 차이를 놓고 장난을 치듯 발끝을 들어 올렸다. 트뤼도 총리는 몸을 낮춰 키를 맞췄다. 여러 한국 언론들이 ‘배려’라고 소개했지만, 캐나다에서 ‘나라 망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평소 대중과 소통하면서 재미있는 자세로 사진을 촬영하는 자유분방한 태도와 사고로 유명하다. 몸에 문신이 있고, 총리 취임 전 영화에 출연한 이력도 가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