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덥다” 5월 무더위에 반팔 티셔츠, 조리 불티

입력 2023-05-21 00:05
신세계백화점 모델들이 18일 서울시 강남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4층 분더샵 슈 매장에 입점한 신규 브랜드 ‘카카토스’ 슬리퍼를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직장인 최모(32)씨는 최근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반팔, 샌들을 급하게 구매했다. 최씨는 “여름까지 버티려고 했지만 너무 더워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반팔, 반바지부터 사기 시작했다”며 “샌들과 양말을 함께 매치하는 게 인기여서 여름 신발도 일찍 장만했다”고 말했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기록하는 등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에 여름 준비에 나선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있다. 신발, 의류 등 여름 패션 아이템은 물론 얼음정수기와 같은 여름 주방가전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더운 날씨에 사람들은 신발부터 갈아 신었다. 21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뮬, 슬라이드(슬리퍼류), 샌들, 레인부츠 등과 같은 여름 신발 매출이 지난해 바캉스 시즌(7~8월) 매출 비중의 9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국 컴포트 슬리퍼 브랜드인 ‘핏플랍’, 레인부츠로 유명한 ‘헌터’, 독일 샌들 브랜드 ‘버켄스탁’ 등 여름 신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5.8%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더운 날씨뿐 아니라 한여름에 주로 신었던 샌들, 레인부츠와 같은 아이템들을 계절 상관없이 활용하는 트렌드가 영향을 미쳤다”며 “최근에는 아웃도어룩을 일상에서도 입는 ‘고프코어룩’의 유행으로 슬리퍼 등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반팔, 반바지 구매에 나서는 소비자들도 늘었다. 티몬은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 등 여름 패션 아이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5%, 60% 상승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반팔을 찾는 키워드 검색량도 82% 늘었다. 무신사의 자사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의 여름철 기능성 냉감 의류 ‘쿨탠다드’ 라인 판매 금액(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4일까지)도 전년 동기 대비 52.4% 증가했다

아웃도어 브랜드도 냉감 소재를 활용한 신제품 출시에 한창이다. K2는 ‘얼음실’로 불리는 초냉감 원사를 사용해 기존 나일론 원사보다 즉각적인 시원함을 제공하는 ‘코드10’ 시리즈를 출시했다. 네파는 하이테크 우븐 소재를 적용한 ‘시그니처 냉감 컬렉션’을 출시했다. 몸에 닿는 즉시 시원하고 피부를 보호하는 자외선 차단 기능 등이 포함됐다.

여름 주방가전 수요도 늘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얼음정수기 매출이 직전 2주간 매출보다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음식물처리기와 블렌더 매출도 각각 30%, 25% 증가했다. 시원한 음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얼음정수기와 블렌더가 잘 팔렸고 악취·초파리 등을 해결하기 위한 음식물처리기 구매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말까지 여름 주방가전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때 이른 더위에 여름을 일찍 준비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급변하는 날씨와 트렌드에 맞춘 제품, 프로모션 등으로 매출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정한 기자 j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