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회 최초로 ‘기후위기시계’ 매달고 한 일은

입력 2023-05-17 16:44 수정 2023-05-17 16:58
서울제일교회가 17일 서울 중구 교회 앞마당에서 제로웨이스트샵 '나아지구' 개점식 및 '기후위기시계' 제막식을 개최했다.

서울제일교회(정원진 목사)가 창립 70주년을 맞아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온전히 보존하기 위한 일환으로 ‘기후위기시계’를 설치했다. 국내 개신교 최초다. 더 나아가 제로웨이스트 매장 ‘나아지구’도 문을 열었다.

교회는 17일 서울 중구 교회 앞마당에서 제로웨이스트샵 ‘나아지구’ 개점식 및 ‘기후위기시계’ 제막식을 개최했다. 교단과 교회, 교계 환경단체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제로웨이스트샵은 일회용품·일회용 포장재 사용을 줄이고 주방세제와 일반 세제를 그램(g) 단위로 나눠파는 소분 방식 등으로 제품을 필요한 만큼만 구매할 수 있는 개념의 매장이다. 나아지구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은 재사용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교회는 지난해부터 1년 넘게 교인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해왔다. 또 서울시 ‘찾아가는 제로마켓’ 공모사업에도 선정됐다.

방문자들이 17일 서울 중구 제로웨이스트샵 '나아지구'에서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정원진 목사는 “기후위기는 강 건너 불이 아니고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면서 “나아지구가 생명 환경운동의 사랑방이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기후위기시계는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5도 상승하기까지 남은 시간을 형상화한 시계다.

1.5도는 인류가 기후 재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불린다. 기온이 1.5도 상승하면 폭염은 8.6배, 가뭄은 2.4배, 강수량은 1.5배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태풍 강도 또한 약 10% 강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시계는 6년 66일에 맞춰 카운트다운이 설정돼 있다. 추후 독일 메르카토르 기후변화연구소 정보를 반영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된다.

김창주 기장 총무가 17일 서울 중구 서울제일교회 앞마당에서 열린 제로웨이스트샵 '나아지구' 개점식 및 '기후위기시계' 제막식에서 축사를 전하고 있다.

김창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는 축사에서 “지구와 창조 질서를 위해 모범을 보여줘서 감사하다”면서 “개교회의 기후위기시계 설치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교계에 큰 의미를 주는 행보다. 녹색교회, 녹색총회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서울제일교회는 ‘70년의 동행, 생명으로 향하다’를 주제로 다양한 기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기독교 생태환경전문가 양성과 탈탄소·제로웨이스트 운동 확산, 기후위기 시급성 알리기 캠페인 등을 진행 중이다. 교회 옥상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고 정원과 텃밭을 운영해 에너지 탈탄소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글·사진=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