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찰스 3세 대관식이 끝난 뒤 과거 부인인 고(故) 다이애나비가 남편의 불륜 상황을 직접 설명하는 영상이 SNS에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 여러 차례 소개된 내용이지만 ‘불륜’ 딱지를 달고 비난받아온 커밀라 파커 볼스가 결국 왕비가 되면서 다이애나비가 그를 대면한 순간의 이야기가 재소환된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지난 12일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는 다이애나비의 2분 48초짜리 육성 영상이 올라왔다. 1992년 다이애나비가 켄싱턴궁에서 오랜 친구인 제임스 콜서스트 박사와 한 인터뷰의 한 대목이다.
‘왕실의 모든 것’이라는 이름의 계정이 지난 6일 대관식 이후부터 잇따라 올린 다이애나비의 과거 인터뷰 영상들 가운데 이 영상은 유독 틱톡 이용자들의 눈길을 끌었고, 업로드 닷새 만인 이날 기준 36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 속에서 다이애나비는 1980년대 어느 날 찰스 3세와 함께 친구 집에서 열린 파티에 간 일을 회고한다. 당시 사람들이 남편을 찾아 내려가려는 자신을 말렸지만 발걸음을 옮겼다고 했다.
커밀라 왕비와 찰스 3세가 아래층에서 다른 친구와 함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본 다이애나비는 커밀라에게 다가가 따로 대화하자고 요청했다. 다이애나비는 “나는 그녀가 무서워서 ‘커밀라, 지금 무슨 상황인지 내가 정확하게 안다는 사실을 당신이 알았으면 해요’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커밀라 왕비가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네요”라고 하자 다이애나비는 “나는 당신과 찰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어요. 당신이 그걸 알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커밀라 왕비는 “당신은 원하는 걸 모두 가졌고, 세상의 모든 남자가 당신을 사랑하잖아요. 예쁜 아이도 둘 있지요. 뭘 더 원하나요?”라고 답했다고 다이애나비는 떠올렸다. 다이애나비의 답은 “나는 내 남편을 원한다”였다.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는 다이애나비가 1997년 사망하고 8년이 지난 2005년 결혼했다. 마침내 영국 왕비의 칭호는 얻었지만 과거에 대한 따가운 시선까지 극복하기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뉴스위크는 “커밀라에 대한 대중의 태도는 수년 동안 적대적이었다가 차츰 풀렸다”며 커밀라 왕비가 최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 조사에서 영국 왕실 인기 순위 9위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1위는 선왕인 엘리자베스 2세였고, 찰스 3세는 아들 윌리엄 왕세자 부부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12·13위로 조사됐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