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시외 기차 열차 내부에서 14일(현지시간) 독일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의 연설이 방송돼 당국이 수사 중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영국 BBC와 미국 CNN 방송 등이 1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브레겐츠에서 빈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갑자기 20∼30초 분량의 히틀러 연설과 함께 “히틀러 만세(Heil Hitler)” “승리 만세(Sieg Heil)”라는 나치 구호가 흘러나왔다.
당시 기차에 타고 있던 랍비 슐로모 호프마이스터는 CNN에 “승객들이 웃는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히틀러의 연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객실 내에 어떠한 설명도 없었고 히틀러의 연설 소리는 점점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당시 상황에 대해 “충격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역시 현장에서 방송을 들었던 데이비드 슈퇴크뮐러 녹색당 의원은 방송 일부를 녹음해 트위터에 올리면서 “승무원들이 완전히 속수무책이었다”며 당국의 명확한 경위 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BBC에 “(당시) 기차 안에 나치 강제수용소 생존자인 할머니가 타고 있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며 “그 할머니가 울음을 터트렸다고 한다”고 전했다.
히틀러 연설을 들은 현지 기자도 자신의 트위터에 “왜 열차 전체에 히틀러 연설이 나왔나”며 “해킹이라도 당한 건가”라고 말했다.
사건 이후 오스트리아 연방 철도청의 대변인은 CNN에 “누군가 복제 키를 이용해 열차 내 방송 시스템에 불법으로 접근해 히틀러 연설을 재생했다”며 현재 경찰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방 철도청은 기차 내 CCTV를 통해 포착한 두 명의 용의자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