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열사기념사업회는 제18회 들불상 수상자로 일제 강점기 강제노역에 시달린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을 위해 공헌해온 시민단체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을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10대의 어린 나이에 끌려가 임금 한 푼 받지 못하고 배고픔, 차별, 학대 속에서 가혹한 강제노동을 견뎌야 했던 근로정신대 피해자들과 줄곧 함께 해왔다.
2009년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을 결성해 그동안 수백 회에 이르는 시위와 일본 현지 집회 등을 통해 일본 전범 기업들에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지속해서 촉구해왔다.
그 결과 양금덕 할머니 등 5명이 2012년 10월 광주지방법원에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2018년 11월 29일 대법원이 1차 승소의 판결을 내리는 데 결정적 이바지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2012년 3월 광주광역시가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지원 조례를 제정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 5월 경남도까지 전국의 7개 지방자치단체가 근로정신대 피해자 지원조례를 만드는 데도 앞장섰다.
들불열사기념사업회 들불상 심사위는 일제치하 강제 동원 문제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책임 있는 배상 요구가 대한민국의 민족적 자존심을 회복하는 중요한 시대정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할 시기라고 이 단체를 선정한 배경을 밝혔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이후로도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가도록 2023년 제18회 들불상 수상자로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을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들불상은 민주 인권 평등 평화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거나 공로가 큰 개인·단체에 해마다 1000만원의 상금과 상품을 수여하고 있다.
2022년에는 여수·순천 사건의 진실 규명 운동에 앞장서 특별법이 제정되는 데 공을 세운 여수지역사회문제연구소 이영일 이사장이 수상했다. 올해 시상식은 27일 오전 11시 국립 5·18 민주묘역 역사의문에서 들불열사 합동 추모식과 함께 열린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